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는 저마다 지역발전 동력창출을 위한 현안 사업에 청신호를 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현안을 놓고선 대 정부 정치력 부재 비판에 시달리거나 전대미문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방역에 고전하기도 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올 한해 최대 성과는 대전 혁신도시 결실을 맺은 것이다. 3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10월 국토부가 혁신도시로 지정해 관보에 고시했다. 대전시는 연축지구와 대전 역세권에 과학기술 또는 금융 관련 공공기관 유치를 추진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을 저지하지 못한 점은 허 시장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국토균형발전 명분을 내세워 정부에 대립각을 세워봤지만 정세균 총리가 얼마전 국무회의서 중기부 세종이전을 공식화 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야권에선 "정부 방침을 몰랐다면 무능, 모른채 했다면 우롱한 것"이라고 핏대를 세우고 있어 중기부 세종행은 재선 도전이 유력한 허 시장으로선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 원을 관철 시킨 것이 괄목할 만 하다. 여야 합의로 새해 예산안에 반영된 것으로 사실상 세종의사당 설치가 현실화 된 것인데 2012년 지방선거 당시 이를 첫 제안한 뒤 정치권 협업을 통해 8년 만에 결실을 맺은 이 시장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았다.
KTX세종역 신설이 가물가물해 진 점은 아쉬운 점이다. 지난 14일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모인 자리에서 ITX 세종선 추진을 충청권 철도망 구축을 위한 공동 합의 안건에 포함하면서 KTX세종역 추진은 당분간 추진동력을 잃게 된 것이다. 현재로선 오송역 위축을 우려해 강력히 반대하는 충북 지역 여론을 이 시장이 넘기엔 다소 힘이 부쳐 보인다는 시각이 나온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역시 올 한해 지역 최대 현안을 해결하면서 정치력을 입증받았다. 양 지사로선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 지정으로 이끌어 낸 점이 가시적 성과로 꼽힌다. 양 지사는 얼마 전 송년 기자회견에서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을 유치 타깃으로 밝히면서 충남 혁신도시 조기 안착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이 지사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충북 오창 유치에 성공한 것이 올 한해 가장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1조원 규모 첨단연구장비인 방사광가속기는 생산유발 6조 원 부가가치 2조 원 고용창출 13만 명이 전망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이 장비 유치로 앞으로 충청권이 대전, 청주, 천안아산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판 실리콘밸리' 조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양 지사와 이 지사는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에는 악전고투 하고 있다. 27일 0시 기준으로 충남 1546명, 충북 1043명으로 집계돼 비 수도권으로선 적지 않은 네 자릿수 확진자 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종교모임, 요양병원 등의 소규모 집단감염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방역당국을 지휘하는 양 지사와 이 지사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