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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이 안 좋아하는 산타 할아버지가 그래서 나한테 선물을 안 줬나 싶다.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라고 선물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뭐 교회도 안 다녔으니까 당연하다. 지금처럼 '빼빼로데이', '블랙데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아이고 숨 차라. 뭔 날을 만들어 기념하고 선물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러니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선물 받는다는 건 생각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저 라디오에서 나오는 캐럴만 지겹도록 들었다. 서구 자본주의에 물들어서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누구고 예수가 누군지 알게 뭐람. 코가 빨개서 친구들한테 놀림감이 돼 외톨이였는데 산타 할아버지가 네 코가 밝으니 네가 썰매를 끌어라 해서 썰매를 끌었더니 산타에게 귀염을 받자 친구들도 비로소 루돌프를 사랑했다는, 어찌보면 가슴 아픈 왕따의 얘기가 캐럴에도 있었다. 고 사슴 놈들도 고얀 것들이네.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지. 올 크리스마스는 캐럴이고 나발이고 한가하게 즐길 상황이 아니다. 아, 하느님, 이 참에 능력 좀 보여주시지요. 코로나 말입니다. 싹 다 쓸어가시면 안되겠습니까? 아멘!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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