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고객의 니즈와 불편함을 잘 파악하고,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잉크(INC) 방법론이다. 즉 아이디어-니즈-역량(INC)의 연결도를 높여가며, 세 가지 원의 접점에서 가치와 기회를 찾는 것이다. 위 기업들은 마스크 공급이 늘어남을 예측하고 해외인증을 획득해 시장기회를 찾고, 확대해 갈 수 있었다. 한편 청각장애 고객과 마스크를 쓴 채 대화를 나눌 때 이해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파악, '입 주위 투명 마스크'라는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청각장애 민원인이 방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요, 입 부분이 투명한 재질로 만들면 서로의 입 모양을 보면서 대화의 폭을 넓혔죠". 지금 서초구와 경기도 고양시, 경북 안동시 민원실, 그리고 영등포 수어통역센터 등의 직원들은 투명 마스크를 쓰며 청각장애인을 돕는다. 이처럼 마스크 의무화로 불편을 겪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를 줄이려는 제품 아이디어는 계속 나올 것이다. 실제로 특허청은 올해 마스크 관련 특허출원이 작년보다 2.7배 늘었다고 하지 않는가?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대학교육도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 신속히 대응해가고 있다. 현장의 불편함과 욕구(Needs)를 교실로 가져와 이를 해결하는 학습방법이다. 세계 최초 로봇카페, 스토랑트가 유성에 만들어졌다. 고객이 키오스크(Kiosk)에서 주문하면 로봇팔이 맛난 커피를 만들고, 배달로봇이 테이블까지 전해 준다. '기업연계 융합캡스톤' 과목의 수강생은 현장을 방문해 전 과정을 관찰하면서, 단계별 해결과제들을 만들며 회사 연구소장과 직원들과 대화 속에 문제해결에 가까이 다가선다. 또 1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과제의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학생들은 교육부 주관의 '산학협력EXPO'에서 발표하고 수상을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겨울방학 중 커피로봇과 배달로봇이 교내에 설치되면 학생들이 직접 코드소스를 바꾸면서 로봇기술과 제품, 디자인의 변화를 시도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실험하며 생생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회 이슈도 학생들에겐 중요한 수업주제이다. '개발과 보존'의 갈등이 표출된 대전역 뒤, 소제동 관사촌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산업디자인과 학생 15개 팀이 한 학기 동안 현지 주민들(대부분 고령자)을 만나 불편한 점을 들으면서 학생의 눈높이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 속에 학생들의 몰입은 더욱 높아졌다. 학생들은 개발과 보존의 두 가치를 균형있게 접근하며, 상호간 이해의 폭을 넓혀간다. 그 결과 '소제록-소제동을 제법 개성 있게 만들 열다섯 가지 생각의 기록'을 주제로 패널과 모형,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이 제시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고객의 불편함으로부터 시작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구현할 역량을 찾는 학습과정이 진행된다. 또한 학습한 이론의 렌즈로부터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의 불편함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디어-니즈-역량'이란 세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만든 잉크(INC)는 개성있는 색깔로 거듭나고, 학생들은 자신만의 잉크(INC)로 미래가치를 만드는 산학협력의 경험을 착실히 하고 있다.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