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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추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되, 축소된 문화자원 속에서 양질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일 수 있는 사실상 지역 문화기관의 기획력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전예술의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을 비롯해 지역 문화계는 해외 초청 또는 교류를 기반으로 지역 무대를 확장해 왔다. 또 해외 공연과 파견 등 국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지역을 알리는 사절단으로 활약했다.
다만 올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초청이나 교류 행사는 전부 취소됐다. 그렇기에 내년도는 무리하게 해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국내에서 가능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자는 분위기다.
대전예술의전당은 해마다 해외 예술가와 대형 오케스트라를 초청하는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여왔다면, 2021년은 결이 조금 다르다. 2021년 그랜드 시즌은 국내외서 손꼽히는 예술가를 대전으로 초청해 지역 관람객들의 갈증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손열음, 젊은 판소리꾼 이자림 등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라인업이 특징이다.
여기에 지역 공연 역량을 보여줄 기획 공연도 다수다. 5월 예정된 코로나 칸타타와 11월 아트팝 창작 오페라는 기획부터 공연까지 지역의 인재들이 대거 참여한다. 지역 공연팀에게 예당 무대에 설 기회를 주는 스프링 페스티벌도 마당극패 우금치와 아신극장의 작품이 선정돼 기대감을 높인다. 코로나 종식에 대한 일말의 희망으로 자하로바&볼쇼이 발레단, 리카르도 무티&빈 필하모닉 초청은 연말에 편성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대전 최초 퓰리처상 수상작 전시를 준비했고, 소장품 미디어 월을 통해 실감형 콘텐츠로 전환된 새로운 전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응노미술관은 내년 1월 초 전시일정을 오픈할 예정이나, 다른 해보다 고암의 작품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또 국내에서 대여할 수 있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소개할 기획도 준비 중이다. 다만 올해 취소된 파리 레지던시 사업은 무리하게 강행할 수 없는 만큼 심사숙고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포스트코로나 예산을 신규 편성하면서 문화계 예산이 10%가량 삭감된 것 또한 2021년 공연과 전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문화계 인사는 "대형 공연장은 큰 무리가 없겠지만, 극단이나 개인에게 지원되는 지원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비대면 공연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촬영과 편집 등 온라인 기술과 관련된 지원사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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