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재상으로 추앙받았던 문신 맹사성은 벼슬을 내려놓고 초야에 묻혀 살았다. 당대 최고의 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그였기에 그 고을에 신임 사또가 부임하면 맹사성을 찾아가서 인사를 올리는 것이 관례가 되었는데, 어느 날 새로 부임한 사또가 인사를 하기 위해 관아의 관리들을 거느리고 맹사성을 찾아갔다.
마침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던 맹사성은 사또가 온 것을 알았지만, 그를 밭의 둔덕에 세워둔 체 일만 계속하였다. 돌아갈 수도 그냥 서 있을 수만도 없던 사또는 팔을 걷어붙이고 밭에 들어가 함께 김을 맸다.
사또가 움직이자 관아의 관리들도 서로 질세라 열심히 김을 맸고, 해가 질 무렵이 돼서야 맹사성은 허리를 펴고 일어서면서 “그만들 하시고 나오시게” 그제야 신임 사또의 인사를 정중히 받으며 말했다.
“고을의 사또로 오셨으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뙤약볕에서 땀 흘려 일해 보면 이 고을 백성들의 노고가 어느 정도인지 아셨을 것입니다. 아침저녁 밥상을 대할 때마다 밥알 하나하나에 맺혀있는 백성들의 땀을 생각하십시오. 그리하여 부디 모든 이에게 존경받는 목민관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즉 자리는 누리는 것이 아닌 희생이 뒷받침 된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는 의미다.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위해서는 3대 7 원칙을 기억하자. 30% 갖추고 자리에 갔을 때 자리가 사람을 못 만들고, 70% 갖춘 후 갔을 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70% 갖추어진 사람은 타인이 먼저 알아본다.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과는 분명 다르다. 조심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논산=신현복 명예기자(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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