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직 FA시장에는 대어 및 준척급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한화가 보강이 절실한 포지션에 들어갈 후보군에 대해선 이미 타 구단이 낚아채 갔기 때문이다.
FA 시장 최고의 테이블세터로 관심받던 정수빈이 원소속 구단 두산베어스와 재계약을 확정 지었다. 이번 협상에서 정수빈의 계약금은 총 56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3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으로 계약 기간은 6년이다.
정수빈의 이날 계약은 한화로선 두고두고 뼈아프다.
올 시즌 정규리그가 끝나자마자 구단 측 베테랑 1번타자 이용규를 방출한 상황에서 그 자리를 메꿀 선수로 정수빈을 영입 대상 1순위로 점찍어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억대 연봉을 받던 고참급을 잇따라 정리하면서 FA시장을 겨냥 실탄까지 넉넉히 준비했지만 결국 허사가 됐다.
한화 관계자는 이날 중도일보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야 자원 보강을 위해 구단 측은 예전부터 정수빈 영입을 논의하고 있었다"며 "분석 결과로 산정된 최대 투자 액수 40억 원(보장금액)을 제시했다. 이는 보상금과 20인 외 보상선수 유출을 고려했을 때 최고액이었다"고 전했다.
대어급 테이블 세터 영입 물거품으로 한화는 내년도 전력 강화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수빈에 대한 미련을 접고 플랜B를 준비해야 하지만, 현재 라인업 대로라면 1~2번 타자를 믿고 맡길 옥석이 단박에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노수광 정은원 강경학 등이 대체재로 가론되는 데 아무래도 정수빈과 키움으로 옮긴 이용규와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한화는 그러나 선진 육성시스템 도입, 다양한 유망주의 경쟁 구도 확립 등을 통해 테이블세터 공백을 최소화 하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구단 전략팀과 팀 운영 방향에 논의하고 있는 수베로 감독은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역할은 내년 시즌부터 육성 과정에 주력해 3년 후 짜임새 있고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3년간 팀의 성장 과정에 치중할 것"이라며 "우선 내년 시즌에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밟아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이글스 구단 측도 수베로 감독뿐만 아니라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등 외국인 코칭스태프와의 시너지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수베로 감독 비롯한 수석, 타격코치 모두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 있는 인사들이고, 장점 극대화를 위한 지도법에 단점 보완 진행될 시 경쟁체제에 따라 더욱 큰 시너지 낼 것"이라며 "구단은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칭 스태프의 선진 육성시스템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고, 이를 통해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유망주의 경쟁 구도를 확립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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