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과거 잘못 통렬히 반성"… 대국민사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사과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인적쇄신" 강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대통령 구속 관련 대국민사과와 함께 인적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충청권 보수진영은 이날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를 놓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4년 전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국민의힘 정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문제를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저희 당은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지혜가 없었으며, 무엇보다 위기 앞에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했다"며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며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 당에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며 "이 작은 사죄의 말씀이 국민 여러분의 가슴에 맺힌 오랜 응어리를 온전히 풀어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고개 숙인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를 놓고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사과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도 있었지만, 일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반발했다. 

충청권 보수진영도 겉으론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였지만, 속내는 달랐다. 

극우 성향을 씻어내고 중도보수로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전직 두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한 당원은 "그동안 우리 당에 씌여진 극우성향을 벗겨낼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재보궐 선거와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를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는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당원은 "우리 당 소속이었던 두명의 전직 대통령을 버린거나 마찬가지인 행동"이라며 "우리 당의 신념과 전통, 그리고 핵심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