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안 내려는 얌체 학부모 등장… 유치원 경영난 심각

등원일 줄었으니 교육비도 줄이겠다는 꼼수 등장
유치원 "등원은 학교법… 교육비는 보전 없어" 불만
꼼수 학부모 블랙리스트 만들자는 비판 여론도

코로나19 사태에 유치원 교육비 지급을 미루는 학부모들이 등장하면서 일부 유치원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자녀의 유치원 등원 일자를 줄여가면서 교육비 지급을 거부하는 학부모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은 지난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정에 따라 유치원을 포함 초·중·고등학교 등교 인원을 1/3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병설과 사립유치원도 등원 아이들을 제한해 대면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학부모들은 등원 자체가 줄었으니 유치원에 교육비도 줄어야 한다며 지급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유치원 등원 일자를 자체적으로 조정해 2달 또는 3달에 한 번 1달 치 교육비를 지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은 등교와 관련해서는 학교법에 따라 이뤄지지만, 교육비에 대해선 개별 유치원이 책정해 교육청에서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등원 일이 심각할 정도로 적은 경우는 해당 원장님과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라는 것 외엔 교육청에서 줄 수 있는 대책은 없다"면서 "코로나 상황으로 특수한 환경이 놓이고 모두가 어려운 만큼 민원 발생 없이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교육부의 유치원 운영과 교육비 관련 개정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구 모 사립유치원장은 "학교법에 따라 운영지침을 받고 운영하지만 정작 교육비에 대해선 학교처럼 지원이 없어 운영 자체에 큰 어려움이 있다"면서 "코로나로 등원 아이들은 조금 줄었지만, 유치원 선생님들과 유치원에선 방역 등 신경 써야 하는 게 오히려 많아져 업무 과중이 심각한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실제 코로나로 갑작스럽게 가계가 어려워졌다는 가정에 대해선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막무가내인 경우가 대다수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얌체 학부모를 제외한 대다수 학부모도 꼼수로 교육비 지급을 줄이려고 하는 행위가 거시적으로 유치원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한다.

중구의 한 유치원생 학부모는 "교육비를 내지 않으려는 얌체 학부모들이 나오는 경우엔 유치원에서 강력하게 퇴원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유치원의 교사 수나 교육 질을 위해서라도 이기적인 행위를 하는 학부모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