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R 정진철 대표. |
정부가 예술인 고용보험을 지난 10일부터 본격 도입한 가운데, OVR 정진철 대표로부터 지역 예술인을 돕고 싶다는 연락이 중도일보로 전해져 왔다.
정진철 대표가 운영하는 OVR은 공중파 방송국을 제외하고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방송인 허가를 받은 곳이다. VR 기술을 기반으로 방송과 영상을 제작한다.
정진철 대표는 "중도일보의 예술인 고용보험 관련 기사를 보고 예술활동증명서를 발급받지 않은 지역예술가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업무가 주기 때문에 무용이나 연극, 기록 매체 등 활동 증명이 필요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예술활동증명서는 예술을 업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제도다. 창작지원금, 복지혜택 등을 누리기 위해서는 필수요소다. 월 소득 50만 원 이상, 예술인활동증명서, 문화예술용역계약 등 예술인 고용보험 자격 요건에도 포함될 만큼 중요한 절차다. 대전시가 올해 지자체 최초 예술인 지원금을 선정할 때 증명서는 필수였다.
다만 2019년 기준 대전지역 예술가 가운데 예술활동증명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67.1%를 차지했던 만큼, 지역 예술인 대부분이 복지 사각에 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진철 대표는 "대다수의 정부 지원이 그렇듯 자격요건만 갖추면 혜택을 받는다. 대중문화예술인은 자신의 활동을 증빙하기가 어려운데, 촬영과 편집, 기획 업무가 주이기 때문에 예술활동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재능을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정진철 대표는 영상업체와 예술인들이 상부상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강조한다.
지역 예술인과 OVR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동 증빙을 위한 영상 촬영과 제작에 도움을 받은 후 향후 OVR이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할 때 도움을 주는 일종의 재능기부 방식이다.
OVR의 전신은 트랜스포머와 아바타를 제작했던 '스테레오 픽쳐스'다. 직원만 2만 여명에 달했고, 할리우드 3D 영화시장을 장악했던 국내 토종 영상기업이었다. 정진철 대표는 스테레오 픽쳐스에서 제작부장으로 일했는데, 3D와 VR 영상 등 제작 전 과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재기도 했다.
정 대표는 "기획과 영상 촬영은 기본이고 CG와 VR 등 영상과 관련된 고퀄리티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팜플릿이나 프로그램 북보다 영상제작이 예술인 활동 증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혼자만을 생각한다면 독립영화든 비대면 시대 영상 제작을 하며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저 또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 증명서를 발급받았던 경험자로서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는 "예술인 고용보험은 3가지 요소 가운데 문화예술용역계약 서류만 있어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지역 예술단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자신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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