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이든북
호로록 읽히는 시집을 한 권 덮고 나니, 시인의 지난 1년이 눈앞에 그려진다.
가족과 아픈 이별을 했고, 답답한 코로나19를 벗어나고 싶어 대청호로 훌쩍 떠나기도 했다. 소소한 일상, 단편적인 삶의 조각은 시조시인이 감성과 만나 간결하지만, 진실 되게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못 삭힌 열꽃마다 가시가 돋고'는 신미경 시인의 세 번째 시조시집이다. 2009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고, 2016년 18회 올해의 시조문학 작품상, 2019년 대은시조문학상 작품상, 2019년 한국문인협회대전시지회 예술문화상을 수상했고 지역 시조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연시조 세 편을 제외하고 모두 단시조다. 단시조(평시조)는 3장 형식으로 구성된 시조의 기본형이면서도 초장 3.4.3(4).4 중장 3.4.4(3), 4 종장 3.5.4.3으로 이어지는 율조를 지켜야 하는 고난도의 창작 형식이다. 그럼에도 신미경 시인은 수작이라 꼽힐만한 작품 대다수를 이 책에 역어 놨다.
김흥열 한국시조협회 명예이사장은 신미경 시인을 향해 '대청호에서 유유히 놀고 있는 한 마리 백조'라고 정의한다. 다만 마음이 시린 백조다.
어머니를 향한 애틋함,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작은 언니와 작은 형부에 대한 걱정 등 다수의 시는 가족을 주제로 쓰였다.
그래서일까, 한해의 끝에서 코끝 찡한 시어들이 읽히고 또 읽힌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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