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자│문경출판사
시는 즉흥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가슴 한 켠, 수 백일을 묵히고 묵혔던 이야기, 토해내듯 끄집어낸 이야기가 비로소 '시'다.
신현자 시인도 그렇다. 오랜 기다림 끝에 노트에 묻어둔 시를 세상에 내놨다. '꽃잎이 진다고'에 묶인 시 70편은 시인이 품고 있던 묵은 이야기지만 시인의 부드러운 감성과 만나 몽글몽글 따뜻한 시어로 태어났다.
홀씨는 어느새 일가를 이루고 / 계절을 견디는 수목 / 홀씨들은 오밀조밀 이끼 아래 돋아나 / 우울조차 잊어버린 숲 속의 별이 된다 -홀씨들의 숲 中
원 없이 토해내는 숨 / 외침 만큼 시원한 가슴 / 세상 가득 채운 한여름 용기 / 그 짧은 삶 말릴 이유 없다 / 칠일 간의 환락과 열정의 향연에 뜨겁게 공감하며 -비비새 中
김홍진 문학평론가는 "무릇 진정성을 가진 시는 시인의 삶과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야 한다. 신현자의 시는 대체로 자연스러움을 따른다. 작위적으로 억지를 부리거나 요란한 시적 수사나 비유를 끌어들이지도 않기 때문에 그의 시는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평했다.
신현자 시인은 "심신이 건강하고 지각 있는 세상을 나의 시 세계에서 가꾸어 가려고 한다"며 창작 열의를 불태운다.
신현자 시인은 2009년 한울문학으로 등단했고, '당신은 누구신가요'라는 시집을 펴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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