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투표 결과는 찬성 187표, 반대 99명, 기권 1명이었다.
개정안은 기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에서 '재적 위원(7명)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완화한 게 골자다.
현재 추천위원 7명 중 야당 추천 몫은 2명인 만큼 앞으로 야당이 반대해도 공수처 추천이 이뤄지게 됐다.
의결 정족수 변경을 법 시행 전 구성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도 적용하는 부칙도 개정안에 포함돼 이후 추천위 회의에서 야당 측 위원이 모두 반대하더라도 후보 압축이 가능해졌다.
공수처 검사의 임용 요건도 완화했다. 변호사 자격보유 요건을 10년 이상에서 7년 이상으로 단축됐고, 재판·수사·조사업무 실무경력 요건이 삭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개정안 통과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가동해 연내 공수처를 출범할 계획이다.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특권과 반칙을 없애고 나라다운 나라로 나아가게 하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허영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같이 밝힌 뒤 "검찰도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민주적 기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과거를 청산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국민 여러분의 숙원입니다. 공수처는 이를 위한 일보 전진"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권력기관 개혁을 포함한 올바른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공수처 법안을 밀어부친 여당에 대해 날을 바짝 세웠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수처가 지금은 낳아준 정권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할지 모르지만 정권 말기에 생존 논리로 갈 것"이라며 "그래서, 정부·여당은 정권의 피붙이 수준의 공수처장을 찾는 것이고 조국 교수라도 임명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 원전 관련 조작사건 수사를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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