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 세종시대' 공식화…정치권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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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회 세종시대' 공식화…정치권 설왕설래

행정수도 정책계승 균형발전 국정비효율 해소 책임감
2년뒤 대선 충청민심 선점 서울보선 '승부수' 분석도
타임테이블 제시못한 한계 지적 대야설득은 과제로

  • 승인 2020-12-09 16:13
  • 수정 2021-05-02 13:36
  • 신문게재 2020-12-10 4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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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세종시대'를 공식화 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8년 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첫 입안한 행정수도 정책을 계승하고 국가균형발전과 국정비효율 해소를 위해 더 이상 세종의사당 설치를 좌고우면 해선 안 된다는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이 엿보인다.

이날 발표로 민주당은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전통적 캐스팅 보터인 충청권 민심 선점 효과도 누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타임 테이블을 제시하지 못했고 보수 야당의 반발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18개 상임위 전체 이전 카드를 빼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 행정수도완성TF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선 10개 상임위와 예결위를 이전한 뒤 2단계로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 완전이전을 추진한다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1948년 제헌국회 개원 이후 72년 동안 6·25전쟁으로 불가피하게 대구, 부산으로 임시이동했던 적을 제외하면 서울에서 벗어난 바 없다. 앞으로 수년 내 세종의사당이 설치될 경우 서울독점 입법권력의 첫 지방분산이 실현되는 셈이다.

여당의 이날 발표는 지난 2002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시작된 행정수도 정책을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됐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를 계승했다고 자처하고 있으며 문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국회 분원(세종의사당) 설치를 약속하기도 했고 취임 이후에는 행정안전부와 과기정통부를 세종시로 옮기기도 했다.

더는 균형발전을 미룰 수 없다는 고민도 깔려있다. 전체 국토 11% 남짓한 서울과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 50% 이상이 모여 사는 일극 체제를 극복하지 못하고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입법부와 행정부 분리로 2016~2018년 세종시 공무원들의 관외 출장비가 무려 917억 원에 달하는 등 갈수록 증대되는 국정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이날 세종의사당 설치 로드맵 발표로 2년 뒤 대선을 앞두고 중원 표심을 선점하는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충청권 민심을 잡는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해 왔는데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에 앞서 지역 최대 현안에 대한 로드맵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지분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회가 빠져나가는 서울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 허브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하면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승부수도 함께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 대한 한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초 민주당 안팎에선 행정수도TF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국회 본회의장과 의장 집무실을 제외한 전체 18개 상임위 이전카드를 뺄 것으로 관측했다. 상임위 일부 이전 보다 균형발전 측면에서 더욱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TF 발표에선 국회 운영위까지 제외된 10개 상임위와 예결위 이전만 제시하는 데 그쳤다. 지나치게 야당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향후 야당과 균형발전TF를 구성해 국회 완전이전을 추진한다고는 했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를 완료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이 빠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공수처 출범을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대야 설득이 제대로 이뤄질런지도 미지수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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