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박사 |
맞는 말이다.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구글의 이동성보고서(mobility report) 자료와 코로나 확진자를 연계해 분석한 결과, 소매와 여가활동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그다음이 대중교통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대전시 대중교통 이용량 자료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철과 버스의 총이용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65.3%, 71.1%에 머물렀다. 월별로는 3월에 전철과 버스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 48% 감소했다. 반면, 자전거 이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이런 논리로 필자의 글(중도일보 5월 13일자)에서 '코로나 시대에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었다. 밀접접촉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극복 이후에도 친환경적인 정책으로 그 방향성을 수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은 어떨까?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역시 같은 결론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유력한 교통수단이며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일관된 교통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는 자전거와 같다.
여기에 더해 대중교통에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더 있다.
첫째, 대중교통은 필수통행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초기 대중교통 이용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6월부터 대중교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0%까지 회복됐다. 이 시기는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잠잠한 상황에서 대전지역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던 시기였다.
이뿐 아니다. 구글 데이터에서는 확진자 수가 이전보다 많아진 10월 이후 대중교통 활동량이 기준 대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 된 일일까? 이용자들이 합리적이지 않아서일까? 필자는 '대중교통 이외에는 달리 선택할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은 필수통행(captive riders)'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 감염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학교나 회사는 가야 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전철과 버스뿐인 경우 말이다. 바꿔 말하면, 대중교통이 존재하는 이유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감염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것은 의무가 되는 것이다.
둘째,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교통약자들이다. 대전시의 전철과 버스이용자들은 여성, 학생, 고령자, 1인 가구로 특징지어진다. 교통약자로 정의되는 계층이다. 만약에 감염이 되면 신체적, 경제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는 계층이다. 질병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 역시 공공의 의무로 남는다.
셋째, 대중교통은 코로나 시기에도 하루 약 40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교통이다. 코로나로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의 통행을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수단임이 틀림없다. 역시, 공공의 의무가 가볍지 않다.
여기서 투자확대의 의미는 '방역을 철저히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감염병의 특성상 감염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밀도를 낮추기 위해 버스를 추가로 사거나 증차할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의 밀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버스나 전철의 운행횟수를 늘려 배차 간격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요관리 정책도 필요하다. 시차출근제, 탄력근무제를 장려하거나 요금제 조정을 통해서도 대중교통 이용밀도를 조정할 수 있다.
감염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대중교통 투자확대가 예산을 허투루 쓰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기후위기시대 대안이자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지속 가능한 교통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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