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민주당은 "법과 절차에 따라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지 않겠다"며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입법독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법사위 통과로 공수처법 개정안은 9일 본회의에 상정돼 의결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8일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은 2시간여 만에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안건조정위는 여권 조정위원 4명의 찬성으로 통과했고, 전체회의도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속전속결 진행으로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도읍 법사위 간사, 소속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윤 위원장은 찬성 여부를 기립으로 물은 뒤 법안을 가결했다. 이때 주 원내대표가 "도둑질을 해도 절차는 지켜야 한다"고 따졌으나, 윤 위원장은 손바닥을 세차례 두드려 법안을 가결을 알리기도 했다.
혼란 속에 절차적인 실수도 나왔다. 윤 위원장은 의결 후 "공수처법 의결에 앞서서 비용 추계를 생략하는 의결을 해야 했는데 옆에서 시끄럽게 하셔서 생략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여쭙겠다. 공수처법의 비용추계서 생략에 이의 없으시냐"고 물은 뒤 "과반 위원이 이의 없다고 하므로 생략됐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단독의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 혼자서 다해라. 오늘부터 법사위는 없다"고 했고, 조수진 의원은 "더불어독재를 하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들도 "인간도 아닌 사람들이랑 무엇을 하느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등 격앙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처리되면서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여대야소 상황인 만큼 본회의에서도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법안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야당의 억지와 지연전술에 더는 끌려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또 이렇게 온갖 절차를 위반하는 이런 짓을 국민이 똑똑히 봤을 것"이라며 "공수처법을 무도하게 개정함으로써 (민주당이) 폭망의 길로 들어섰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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