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성민 │ 그림 변예슬 │길벗어린이
콜록콜록, 잠들지 못하는 새벽 2시.
끝나지 않는 시처럼, 밤하늘을 보며 수없이 오갔던 상상 속 나라처럼 동화는 이어진다. 괄호를 열면 시작되고, 닫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술술 막힘없이 풀려나온다.
동화그림책 '괄호 열고 괄호 닫고'는 잠을 자려고 누운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고 숨겨진 다리를 뻗어 산 위로 올라가는 학교, 오랜 여행으로 피곤해진 풍선들, 머리가 하얀 노인과 신비로운 아이가 사는 오두막, 학교 위에 집을 짓는 달팽이까지 낯설고 기묘하지만, 호기심을 유발하며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괄호를 사용해 이야기가 모이고 확장되는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닫힘 괄호 없이 마무리되는데 이는 독자들의 새로운 이야기로 채울 수 있다는 열린 결말을 의미한다.
동화를 쓴 김성민 작가는 "이야기에 나오는 괄호는 연극의 막이라고 보면 된다. 1막이 열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닫히고 다시 2막이 열린다. 새벽 2시 잠에서 깼다. 긴 시 한 편을 써보고자 마음먹었고, 아침이 올 때까지 쓴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파스텔톤의 그림도 동화책의 환상적인 느낌을 극대화 시켜준다. 변예슬 작가는 꿈결 같은 선과 색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그려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