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아│효형출판
저렇게 많은 집이 있는데, 왜 내 집은 없는 걸까.
우리 사회에서 집은 너무 무거운 존재가 됐다. 소유하기엔 벅차고, 무소유라 단정 짓기엔 집 없는 설움이 너무 크다.
저자 최민아 씨도 파리 유학 후 돌아온 고국에서 세입자의 아픔을 여실히 겪는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내놓은 것이 '프랑스의 사회주택'이다.
사회주택 개념은 철학자이자 공상적 사회주의자인 샤를 푸리에가 구상한 것으로, 노동자를 위한 베르사유궁을 꿈꾸며 서민을 위한 주거시설을 만들어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이상의 포부가 담겼다. 이 덕분에 프랑스에는 지금까지도 사회주택이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150년이 넘은 프랑스의 사회주택과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모든 주택을 관이 나서 공급하는 형태도 아니고, 천편일률적인 형태로 물량 맞추기에도 급급하지 않다.
프랑스의 사회주택은 주거 권리를 기본권으로 삼는다. 주거 앞에 평등이 우선시 되는데, 같은 사회주택에 거주해도 소득, 가족 구성원에 따라 임대료가 제각각이다. 프랑스 국민의 70%가 사회주택에 입주할 자격이 되고, 중간주택은 더 넓게 열려 있어 국민 85%가 입주 가능하다.
최민아 씨는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주거 안정은 곧 사회 안정이라는 인식 덕분이다. 자본주의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불평등의 해답을 프랑스는 사회주택에서 찾고 있는 것"이라고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부동산 자본의 논리 속에서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사려는 젊은 세대들, 암울한 대한민국의 집에 대한 인식을 전환 시켜줄 책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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