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사랑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며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중립을 요구하는 국회의장 신분임에도 지역 관련 예산을 물밑에서 대거 확보 및 반영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의 노력으로 충청권 최대현안인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설계비가 증액 반영됐고, 대전에 들어설 국회 통합디지털센터 건립도 확정됐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이어 주요 예산도 확보하면서 이번에도 '박병석 효과'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를 열어 총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번 예산안은 기존 정부안(555조8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순증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예산안엔 지역발전과 직결되는 두 가지 내용이 포함됐다. 국회 세종의사당 기본설계비와 국회 통합디지털센터 건립예산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안 모두 예산안 반영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박 의장의 강력한 의지로, 예산이 최종 확보됐다는 게 국회 안팎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세종의사당의 경우 박 의장은 일부 반대여론에도 "21대 국회 내 첫 삽을 뜨겠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 시작이 세종의사당 기본설계비(127억원)다. 무엇보다 국회 이전을 본격화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대의견까지 달아 정부의 추진력과 책임성까지 높였다. 지역에선 기본설계비 반영을 시작으로, 국회 세종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박 의장은 세종의사당 관련 보고를 매일 받고 있다.
국회 통합디지털센터 건립은 박 의장의 21대 총선 공약의 연장선이다. 당시 박 의장은 공약 1호로 '국회 도서관 대전분관' 유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더 나아가 대전을 디지털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통합디지털센터를 구상했다. 센터엔 도서관은 물론 전시관과 의정연수 시설 등이 들어서 복합중심지 기능을 갖추게 된다.
관련 사업과 운영비가 전액 국비지원을 받는 점도 지역으로선 큰 혜택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사실상 신규 공공기관을 대전에 유치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덕연구단지와 KAIST 등 지역기관들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됨은 물론 지역 일자리창출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옛 충남도청을 활용한 국립디지털미술관 조성 용역비와 대전 도심통과구간 경부·호남선 철도 지하화 관련 예산 확보에도 힘을 보탰다. 이 과정에서 박 의장은 계수조정 소위위원들과 기획재정부 직원들을 챙기는 한편 지역 국회의원이 속하지 않은 상임위원회는 비서실 직원들이 담당하게 하는 등 전방위 활동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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