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전용관인 '인디플러스천안'에서 상영작 선정 및 작품 수급을 담당하는 이호금 프로그래머는 이곳의 미래발전 비전을 이처럼 밝혔다.
그는 인디플러스천안 개관 이전부터 천안시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영상 교육, 제작 및 영화 비평 교육을 받고 활동해 왔다. 또 영화 제작이나 미디어 리터러시, 큐레이팅, 모더레이터 등 독립영화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은 전문가다. 인디플러스천안에선 2018년부터 프로그래머로 활약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확실하다. 이곳을 단순히 영화만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이 문화를 고리로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래머는 "인디플러스천안은 다른 전용관과 달리 지역 소극장이며 지역 문화 콘트롤타워 중 하나인 천안시 영상미디어센터 안에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능동적인 문화 창달 주체로서 영상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인디플러스천안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관 4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대부분 유무형 문화자산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상황에서 인디플러스천안의 존재는 큰 의미가 있다"며 "개관 뒤 첫 1년간 찾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지만, 2~3년 차에는 관객 수가 300% 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 8.15 기획전으로 '김복동', '주전장'을 상영할 당시 상영관의 바닥과 계단까지 관객이 빼곡했고 입장을 못해 돌아가신 분들도 계셨다"며 "이같은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과 지역 시민사회공동체와 함께 기획한 '내 친구들 영화제', 부산 작은 영화제에서 천안춤 영화제 수상작을 소개한 일 등이 기억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독립영화 전문가 답게 인디플러스천안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코로나19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 상영과 운영에 적잖이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상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단 관이며 주 18회 상영에 국한된 문제로 양질의 영화를 더욱 많이 개봉하고 싶어도 선택의 폭이 좁았던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며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명실상부한 독립예술 전용관으로 발전하려면 상영관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로 본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독립영화 전문가 답게 이에 대한 애착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그는 "독립예술 영화는 영화의 젖줄이나 다름없다"며 "젖줄이 없으면 생명은 자라지 못하듯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탄생하기까지는 '플란더스의 개'나 '지리멸렬' 같은 작품들이 있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워 왔는데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창작자의 자유롭고 솔직한 세계가 표현되는 것은 독립영화가 아닐까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독립영화는 현대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며 인디플러스천안은 이를 위한 플래폼 역할을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