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편리한 공유모빌리티, 불편함을 공유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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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편리한 공유모빌리티, 불편함을 공유하지는 말자

김건영 한국교통연구원 기획조정실장

  • 승인 2020-12-01 07:36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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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영 한국교통연구원 기획조정실장.
최근 현대카드 등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기존의 대중교통에 더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목적지의 위치, 거리, 시간 등 조건에 맞게 이동수단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서 공유모빌리티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의 편리함'에 비해 '다른 사람의 불편함'에 대한 우려가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는 대로변,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 위, 지하철역 입구, 공동주택의 지하 주차장과 쓰레기 분리수거장 주변에서도 보인다. 쉽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어 여기저기에 세워놓고 가버린 경우이다. 인도를 걷는 성인들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끄는 부모, 전동카트를 이용하는 사람, 몸이 불편한 어르신,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지뢰밭의 위험으로 느껴진다.

전동킥보드가 성인의 발목만큼의 높이이다 보니 자칫 걸리기라도 하면 대형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공유 전동킥보드의 위치 확인이 된다지만 막상 필요할 때 시간 소비로 짜증이 난다면 남 탓만 할 것인가? 혹시 나는 그런 적이 없었는가? 서로 존중하고 함께 배려해야 공유이다.

사람은 습관의 존재이다. 좋은 습관은 어려서부터 형성된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만 13세부터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배려하지 않고 편리함만을 쫓는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 운전대를 잡을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 같아 지금부터 걱정이다.



제도와 단속 탓을 하기에 앞서 기본의식이 바로 서야 할 것이다. 최소한 타인의 보행을 방해하는 곳에 공유교통수단을 세워놓지는 않아야 한다. Personal space와 time(개인 공간과 시간) 존중이 해법이 될 수 있다. Personal space란 자기 주변의 일정한 공간에 대한 무의식적인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데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마음의 거리이기도 하다. 1~2초 시간의 양보와 배려만으로도 보행 중 부딪힘, 차량접촉사고를 줄일 수 있다. 미주나 유럽 사람들은 길을 걸을 때나 줄을 설 때 Personal space를 잘 유지한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부분이다. 이러한 인식에 대한 일관된 교육과 홍보, 부모 세대의 모범적 실천이 꼭 필요하다. 사회문제로 확대되어 제도와 돈을 들여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배기를 희망해본다.

이동의 기본은 보행이다. 보행처럼 쉽고 안전한 운전이 없다. 가고 싶은 곳으로 아무 때나 가면 된다. 그런데 전동킥보드에 막혀 사람이 피해 돌아가거나 부딪혀서는 안 될 것이다. 편리한 공유모빌리티, 불편함까지 공유하지는 않아야겠다.

/김건영 한국교통연구원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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