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존이다.
'지방대 죽이기' 논란을 낳고 있는 내년 3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대학평가)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대학들의 각오다.
이처럼 굳은 각오에도 내년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앞둔 지방대학들의 긴장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정부는 2015년 1주기와 2018년 2주기에 이어 내년 3주기 대학역량평가를 통해 정원 감축 등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 1주기와 2주기 당시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 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정원 감축을 진행했지만 3주기 평가에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들은 내년도 대학기본역량평가에서 신입생·재학생충원율, 교육비환원율, 전임교원확보율 등 7개 평가지표에서 일정 기준을 넘겨야 한다. 교육부가 이 최소기준을 최근 1년동안 대학 지표값의 하위 10%로 설정하면서 사실상 대학 10곳 중 1곳은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지방대학들은 암울한 상황을 맞고 있다.
대학 입학생 자체가 급감하고 있고, 일부 대학은 매년 정원을 채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여기에 반값 등록금 정책이 10년 이상 이어지면서 재정난마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학들이 교육부의 평가에 사활을 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육부 평가 결과에 따라 재정지원의 수혜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지원액의 규모에 따라 각 대학의 서열도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다. 한마디로 재정지원이 대학들을 돈을 거머쥐고 있는 교육부의 곳간 앞에 줄세우기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대학들이 역량 강화보다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평가에 '올인'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상아탑에 가득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서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올바른 평가가 이뤄질 수 없다는 데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지역대학들은 이번 지표가 지역대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표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어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역시 의문이다.
물론 운영, 재정이나 교육에 문제가 있는 대학은 퇴출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부실한 대학의 경우에는 출구전략도 만들어주는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하다. 지역특성과 여건을 반영해서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정부재정지원 사업, 이제 '줄 세우기' 벗어날 때 되지 않았나. /교육과학부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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