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찾은 목원대 정문 근처에 비워진 한 점포. '임대'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 |
26일 오전 11시께 찾은 목원대 인근 한 A 만화방 안은 조명이 켜져 있어 환했지만 적막했다. 손님이 한 명도 없어 고요한데 가게 주인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가게는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24시간 운영해 목원대 학생들이 시험 기간이면 도서관 대신 찾던 곳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목원대가 올 초부터 비대면 수업 위주로 학사과정을 운영하면서 잘 나가던 가게가 직격탄을 맞았다. 원래 이 가게는 아르바이트생 3~4명을 고용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건비가 남지 않아 모두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A 만화방 주인은 "도안 신도시로 1000세대 넘는 아파트 단지도 근처에 있다곤 하지만 아무래도 대학생들이 주된 손님"이라며 "24시간 운영하는 지라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우는데 단골 학생들이 오고 싶다고 전화를 하면 그 때마다 와서 문을 열어주는 식으로 어렵게 어렵게 버틴다"고 토로했다.
대전권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1년 가까이 이어가자 인근 상가에 발길이 뚝 끊기면서 상인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목원대 근처 상권도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까지 감돌았다. 점심 시간인데도 예년과 달리 길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었고 발길이 닿는 건물마다 '임대 문의', '파격 임대' 등 안내문이 붙은 점포가 즐비했다. 학생들이 흔히 갈법한 정문 앞 분식, 한식 등 가게들은 간판만 유지한 채 건물 내부는 텅 비워져 있었다.
서울·강원·충남 등 각지에서 연이어 대학생들의 확진 판정 소식이 들려오자 상인들 사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막막함과 절망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 대학들도 학생 간 집단 감염을 우려해 동계 계절학기도 비대면 진행이 기정사실화된 데다 내년까지도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A 만화방 주인은 "사람들이 정말 없다 보니 가게들이 버티다 못해 점포를 내놓고 나가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들에겐 가혹한 한 해"라고 설명했다.
목원대 관계자는 "매주 상황을 고려해 수업방식을 학생들에게 공지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는 동계 계절학기나 기말고사 비대면·대면 등 방식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