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예정인 생리대 자판기 모습(대전교육청 제공) |
2016년 ‘신발 깔창 생리대’ 논란 이후에도 교육청이 별도 예산을 반영한 생리대 보급 사업은 없었고, 일부 학교에서만 자체적으로 업체와 협약을 맺어 보급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도 월 1만 1000원씩 예산을 들여 만 11세부터 18세까지 생리대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지만,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급여수급자나 법정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지원법'에 따른 만 11세에서 만18세만 대상이 되기 때문에 보편적 지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내년도 예산 1억 784만 원을 편성해 초·중·고 12개 학교에 생리대 자판기 설치 시범사업을 벌인다. 7100여 명 여학생이 지원 대상이다. 내년까지 시범학교 운영결과를 통해 점진적 확대해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시범학교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동구의 한 고등학교 학부모는 "여학교가 많은 학교를 우선으로 시범학교를 선정했다는 점이 오히려 다른 학교 여학생들에겐 역차별일 수 있다"면서 시범학교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전의 초·중·고등학교 생리대 비치 문제는 올해 대전교육청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대전시의회 구본환 교육위원장이 학교 현장의 생리대 자판기 미비치에 대해 지적하자, 대전교육청 교육국장은 "화장지를 화장실에 두면 아이들이 뭉쳐서 장난치는 등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생리대 자판기 비치)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본환 교육위원장은 "이제라도 교육청에서 여성용품 지원의 첫발을 뗀 것에 감사드리며, 부가세 징수 등 아직까진 사업 초기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학생의 양심을 믿고 교육으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여성용품 학교 화장실 비치사업으로 여성 청소년의 건강하고 바른 성장 발달을 도우며, 자아존중감 향상을 기대하면서 보편적 복지 지원 확대를 통해 평등과 배려의 학교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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