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휴학률과 취업률 등 각종 지표가 곤두박질난 상황에서 내년 초 예정된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대학 기본 역량진단)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채 종전 지표로의 평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대입 정원보다 입학자원이 적은 학령인구 역전현상을 맞아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지역대학들은 이번 지표가 지역대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표라며 줄세우기식의 대학 평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9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대학 기본 역량진단'(2021 대학 진단) 기본계획안에는 지난 2주기에서 75점 만점에 4점이었던 신입생 충원율 배점이 100점 만점에 12점으로 높아졌다. 재학생 충원율 8점을 더하면 20점이다. 전임교원 확보율 배점도 기존 10점에서 15점으로 높아졌으며, 강사 대량해고를 막기 위한 지표도 기존 2~3점에서 5점으로 비중이 커졌다.
3주기 대학평가의 경우 교육비환원율,전임교원 확보율, 신입생·재학생충원율 등 7개 평가지표에서 일정 기준을 넘겨야 하며 미충족 지표 수가 3개 이상인 경우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다.
이 같이 학생 충원과 충원 유지율이 높아진 만큼 대학들은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평가지표를 충족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코로나 여파로 학생들의 등록률이 낮아진 가운데 여전히 대학 평가 지표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올해 코로나 19로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휴학률이 높아진데다 학령인구 역전현상이 시작되면서 신입생 충원도 여의치 않았다며 항변하고 있다. 대학 자율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가 '대학 기본 역량진단'으로 이름만 바꿨을 뿐 3주기 대학평가를 시행하며 여전히 대학들을 줄세우기 식으로 평가하는 것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대학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서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올바른 평가가 이뤄질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일단 신입생 충원, 재학생 충원 지표는 지방대에서 공통적으로 불리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바꿔질 수 없는 구조"라며 "등록금도 10년째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19로 언텍트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내년도 평가가 결국 학교 재정과 연결되나 보니 끌려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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