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AI는 윤리적인가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AI는 윤리적인가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 박사

  • 승인 2020-11-19 16:02
  • 신문게재 2020-11-20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 박사
지식정보화시대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대한 패턴, 생체기능의 상호작용, 자동차주행 등 인간이나 사물들에 관한 유무형의 흔적(데이터)들을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활용해 필요한 기술과 기기를 개발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은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나아가 미래사회의 핵심기술로 인식됐다. 하지만 인공지능기술의 작동원리나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자와 사용자 등 사회구성원 간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인공지능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진행됨으로써 오작동에 따른 혼란이나 피해 그리고 사회구성원의 인권침해 등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합의는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얼마 전에 자율주행 자동차가 지녀야 할 기술에 대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다음과 같은 설문조사가 있었다. 도로 위에서 자율주행을 하던 중 도로 위의 보행자와 자동차 탑승객의 생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율주행자동차는 보행자를 구하기 위해 도로 밖으로 벗어나도록 설계해야 하는지 아니면 도로에 머무르면서 탑승객의 안전을 우선시하도록 설계돼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기술을 자율주행자동차는 지녀야 한다고 답했다. 그다음 질문으로 A자동차는 탑승자를 우선시하도록 설계돼 있고 B자동차는 보행자를 우선시하도록 설계됐을 때 어떠한 자동차를 구매하겠느냐고 묻자 대부분은 A자동차를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인공지능기술이 100이라면 데이터가 90일 정도로 인공지능기술은 사용하는 데이터에 영향을 크게 받으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어떠한 데이터를 입력시키느냐가 중요하며 그래서 인공지능기술은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garbage in, garbage out)"라고 표현한다.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영국 세인트조지 의과대는 신입생 선발 과정을 자동화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여성과 비유럽계 지원자에 대한 차별이 발생했다. 이는 의과생들은 유럽계 남성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를 통해 선발을 위한 데이터를 모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과 같은 상황을 살펴보자. 달리는 자동차는 당연히 사람과 동물 중 사람을 우선시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정보가 백인 위주로 취합됐다면 도로 위의 흑인여성은 무엇으로 판단하겠는가? 그리고 이와 같이 자율자동차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은 개발자, 판매자, 구매자 중 누구에게 있는가? 따라서 인공지능기술의 개발과 활용에 합의는 개발자와 사용자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과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최근 인공지능의 제작과 관련해 윤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침마련에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AI 개발에 필요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으로 다음의 네 개의 원칙을 들 수 있다. 첫째는 인권보호 즉, 인간 중심적이고 사회에 유익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의사 결정권이 사람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모두관계에서 공정해야 한다. AI기술은 개발자의 의도에 의해 편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개발자는 최대한 공정하고 편견 없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AI기술은 투명해야 한다. 개발자는 적용되는 데이터, 작동원리나 성능에 대해서 사용자에게 공개해야 하며 사용자는 기술 사용 목적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발자는 AI기술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AI는 컴퓨터로 하여금 인간처럼 인지하고 행동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런 기계적이지 않고 인간적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함께 행복을 영위하려는 자발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AI적인 기술은 당연히 윤리적일 수밖에 없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전략연구부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3.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4.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5.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1. [춘하추동]한 해를 보내며
  2.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3. 충남경제진흥원,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 획득
  4.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5. 충남교육청 2025 학교체육 활성화 유공자 시상식 개최

헤드라인 뉴스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9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이 18일 전격 회동, 두 시도 통합을 위한 로드맵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맞춤형 처방전으로 대전 충남 통합을 애드벌룬 띄우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주도로 이 사안을 주도해 왔다면 이제는 정부 여당 까지 논의가 확장하는 것인 내년 지방선거 전 통합을 위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17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국회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