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를 앞둔 시중은행의 한 지점 모습. 2016년 이후 대전충남에서 일반은행 지점 28곳 감소했다. |
부산과 광주에서는 영업을 중단한 시중은행에 점포를 대신해 지방은행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완재가 되고 있으나, 충청권에서는 지점 통폐합이 곧바로 금융 편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에서 시중은행들은 영업이 저조한 지점을 폐쇄해 인근 점포에 통폐합 과정을 거듭하며 은행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
우리·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의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더한 일반은행 대전·충남 지점 수는 지난해 말 228곳으로 2016년 256곳에서 4년 사이 28곳 줄었다. 여기에 올해 시중은행이 추가 감축한 점포 14곳을 통계에 반영하면 올해 말 기준 대전·충남 은행 지점은 210여 곳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문제는 지방은행이 없는 대전과 충남에서 시중은행의 점포 축소는 금융소비자 불편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과 충남에서 2016년 이후 지난 4년간 감소한 은행 지점 28곳 중 82%가 우리·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의 전국단위 시중은행 점포였다. 인구 수가 비슷한 광주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일반은행 점포 138곳이 운영 중인데, 시중은행(62곳)과 지방은행(76곳)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모양새다.
물론 광주에서도 2016년 이후 시중은행 점포가 8곳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지방은행은 지점 규모를 3곳만 축소하는데 그쳐 대전의 감소 규모(15곳)보다 적으면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지점축소 공백을 보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에서도 2016년 대비 지난해 시중은행이 점포 18곳을 줄이는 동안, 부산·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은 점포 9곳을 감축하면서 오히려 지방은행의 지점이 시중은행보다 더 많은 우위를 점하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때문에 전통적 지방은행 지점이 적은 대전·충남에서 시중은행 지점 축소가 초래할 시민들의 불편과 금융장벽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은행 지점을 방문해서야 금융서비스를 누리고자 하는 시민들의 요구도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쫓아 지점을 줄여나가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며 "시민들의 금융서비스 편의성에 대해서도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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