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회이전 발목잡으면 충청민심 잡기 어려울 것"

위헌 따지기 전에 행정수도 완성 천명해야
세종 국회의사당 추진 일단은 시작이 중요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이 16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에 대한 입장에 대해 밝혔다.

"행정수도 완성, 국회이전을 반대하려면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 국토 경쟁력을 높이는 대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이견을 제시해야 국민이 이해하지 않겠나."

김병준 국민의 힘 세종시당위원장이 '국회 완전이전'에 발목을 잡는 당의 행보에 대해 쓴소리를 가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헌 문제를 따져보자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행정수도 완성, 국회이전에 대해 천명을 해야 한다"라며 "그다음에 법률·재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풀 것인가 논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발목을 잡으면 충청민심은 도망가도 좋다는 이야기"라며 "당이 가려서 처신했으면 좋겠다. 이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도 직접 이야기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힘이 가치중심의 정당이 돼야 한다고도 일침을 가했다. 야권이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이유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국회 이전에 대해 서울 시민들이 부정적인 견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은 글로벌시티로 전략을 만들면 된다"라며 "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선거정당으로 가면 전략적인 미스가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첫발을 딛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상임위가 11개든 15개든, 합의 되는대로 일단 시작이 중요하다"라며 "헌법에도 국회 분원을 두지 말라는 이야기는 없으니, 부분적으로라도 내려오면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 예산반영에 대해서는 "예결위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충청민심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충청권 위원장들도 공감하는 내용"이라 덧붙였다.

'세종시 설계자'로 불리는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세종을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만들자고 한 도시서 심판받는 것이 좋아 세종에 출마했다"라며 "내 할 일을 할 뿐이다. 다음 주 국가가 처한 심각한 위기를 이야기할 유튜브를 시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