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황우 교수 |
한국관광공사에서 지난 7월 말 해외 홍보를 위해 제작한 'Feel the Rhythm of Korea'의 서울, 부산, 전주 편의 조회 수가 3억 뷰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퓨전 국악 그룹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현대 무용 그룹)'가 등장해 팝 스타일을 가미한 전통음악에 현대적 춤사위를 섞어 보여주는 영상은 중독성 있는 음악과 춤, 키치적인 의상으로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코로나 19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에게 한국적인 유머(Humor)와 배경으로 등장하는 관광명소 등이 주목을 끌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아이돌'에서 한복을 입고, 방탄소년단 슈가가 솔로곡 '대취타'에서 곤룡포를 입고 나오면서 K팝 팬들의 한복에 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특히, 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선보인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무대에서 크롭톱 형식의 한복 저고리를 입고 나오면서 '패션 한복'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이 경복궁 경회루 배경으로 한 '소우주 (Mikrokosmos)'무대에서는 한옥의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었다. 나는 한옥의 단청을 볼 때마다 컬러와 패턴이 신비하고 섬세하여 여성적 이미지가 떠오르곤 하는데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과 단청에 조명이 비추어지니 더욱더 환상적으로 보였다. 또한 K팝이 인기를 끌면서 한글에 관한 관심도 높아져 한글의 아름다움을 살린 굿즈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 장편 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였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뿐만 아니라 '살인의 추억','옥자'.'괴물','마더'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한국적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용하였다.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개인이나 국가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고유한 이미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국의 문화에 바탕을 둔 이미지는 강력한 경쟁수단이 된다. 그동안 우리가'한국적 이미지'라고 알려진 것들을 보면 주로 조선 시대의 문화 특히, 양반문화에 한정되었는데 한국이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생겨난 한국인들의 독특한 문화와 현대적인 국가로의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과 이미지는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한국은 코로나 19를 계기로 좀 더 현대적이고 앞선 문화를 가진 국가로의 정체성과 이미지가 생겨나고 있다. 나는 그 이유를 국가와 민족에 대한 우월성을 내세우지 않고 포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문화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적이라고 해서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거나 다른 민족이나 국가와의 외형적인 차이에만 집중하면 일시적인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공감하고 함께 즐기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만들어질 때 비로소 한국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며 차별화도 함께 이루어진다고 본다.
'한국적 이미지'는 한국이라는 국가에서 사는 사람들이 의식과 문화에 의하여 형성되는 이미지로 우리가 만드는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인들이 느끼는 이미지이다. 또한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하면서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도 한국적 이미지이다. 이 때문에 한국적 이미지가 주목을 받고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한국이 세계화가 되었다는 지표라고도 말할 수 있다.
최근 한국적 이미지가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현상들을 통해 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보았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이 우리 문화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상당히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다.
/노황우 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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