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대전 A대 법학전문대학원 소속 한 동아리 단체카톡방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길 수 있는 동시에 인종차별로 보일 수 있는 표현이 사용된 바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학원 현관 앞 게시대에는 여러 글이 게재됐다. 최초로 나붙은 게시글에는 당시 한 동아리 단체카톡방에서 한 학우가 해당 동아리 임원인 B씨가 사용한 단어와 학우들이 주고받은 일부 표현에 문제를 제기했다. 뒤이어 해당 동아리 회장단과 해당 표현을 사용한 당사자 B씨의 사과문, 최초 대자보 작성자를 지지하는 대학원 내 학회 글이 게재됐다.
대학 내부적으로 자성의 목소리는 나왔지만 문제는 여성 혐오적 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오롯이 학생 개개인의 도덕성에만 맡긴다면 언제든 쉽게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전 B대 한의학과에서도 소속 남학생들이 단체카톡방에서 같은 과 여학우와 교수들을 상대로 성희롱하는 대화 내용이 폭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A대, B대 사건 모두 예비 법조인, 예비 의료인들 사이에서 이뤄진 만큼 사회적으로도 도덕성이나 냉철한 사고, 윤리의식이 보다 엄격하게 요구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전문가들은 여성 혐오적 표현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경우 해당 학생이나 대화에 참여한 이들을 징계하는 등 학내 규정으로 마련해야 하고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한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어릴 적부터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상태에서 성인이 되니 그런 표현 등을 사용하는 점에 있어 잘못됐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일례로 문제가 되고 나면 장난이었다고 말한다. 표현을 들은 사람은 기분이 나쁘더라도 신고를 할 생각도 못 한다"며 "학교 교육과정에도 징계하고 처벌하는 등 과정이 포함돼 사회 문화 전체를 건전하게 바꿀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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