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모 대학 전문대학원 현관 앞 게시대에 나란히 붙어 있는 여성혐오 발언 비판 문제제기 글, 해당 동아리 사과문, 당사자 사과문, 최초 대자보 작성자를 지지하는 모임 글. |
10일 대전 A대에 따르면 최근 이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내 동아리의 단체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 채팅방(단체카톡방)에서 지난달 19일 나눠진 대화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동시에 인종차별로 보일 수 있는 표현이 사용된 바에 대해 비판하는 게시글이 대학원 현관 앞 게시대 등에 나붙었다.
이 게시글에서는 당시 동아리 단체카톡방에서 한 학우가 해당 동아리 임원인 C씨에게 A대를 왜 입학했는지 묻는 질문에 C씨가 "백마를 좋아해서"라고 말한 가운데 다른 학우들이 "ㅋㅋㅋㅋㅋㅋㅋ", "C씨 한잔 한 건가?", "미치겠다", "한국의 멋진 남자", "ㅈ되는 설명과 A대 지원동기"라며 받아친 대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게시글을 작성한 이는 백마는 남성이 자신보다 신장이 큰 여성에게 올라타는 모습을 말에 빗댄 것이라고 설명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동시에 인종차별적 표현을 우스갯소리로 삼는 후퇴한 문화에 마땅히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을 배제하고 성차별적 관행을 재생산하며 구축되는 남성 사회, 그리고 그것을 '친목 도모'라는 명분 아래 대물림하고 있는 학내 전체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게시글 말미에는 해당 문제 단체의 해체, 관련자들의 공식 사과문 게시, 단체장 및 임원 지위에 있는 자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해당 학생들은 졸업 후 법조인이 되어 성범죄 등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왜곡된 성 의식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대학원 내부적으로도 화제가 되자 지난 9일 이 게시글 옆에 해당 동아리 회장단과 문제가 된 표현을 쓴 당사자의 사과문, 최초 게시글을 작성한 자를 지지하는 글이 나란히 게재됐다.
해당 동아리 회장단은 "동아리원에게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고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 불미스러운 대화는 동아리 공식이 아닌 비공식 단체카톡방이라 동아리 해체보다는 당사자들을 영구제명하고 이번 학기 모임은 잠정 중단하겠다"고 설명혔다.
문제가 된 표현을 사용한 당사자라고 밝힌 C씨는 "어떠한 설명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 지적해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모두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같은 날 집행부 회의를 열어 상황을 파악한 뒤 필요에 따라 교수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수 있을지 검토했다고 밝혔다.
A대 관계자는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공론화한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해 지켜볼 예정이며 추후 집행부회의를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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