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백년대계 논의가 자칫 여야 갈등으로 비화 되면서 동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내에서 지도부 설득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의사당에 전체 상임위 이전을 유력 검토하는 등 행정수도 완성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민주당은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고 제1야당 국민의힘과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관건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장이다. 여당이 세종의사당 설치에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국민동의 없는 세종분원은 편법추진"이라는 발언에 이어 10일에도 여당에 대립각을 세웠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협의 없이 국회 세종 이전을 추진하겠다더니 논란 커지자 야당과 논의하겠다고 한발뺐다"며 "국가 중대사를 두고 아니고 말고 식으로 가벼운 처신에 유감이며 이전 준비와 사전 조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사항을 떠보기식 언론에 흘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쏘아 부쳤다.
민주당이 세종의사당 설치 안을 내놓은 뒤 야당과 차리는 논의테이블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정기국회에서 이에 대한 여야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내년 초부터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곧이어 대선정국에 돌입하기 때문에 더더욱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여야 합의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종의사당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충청 야권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강벨트 전체 28석 가운데 국민의힘 '배지'는 7명이다. 숫자는 적지만 중진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고 지도부에 참여하는 의원도 있어 야당 내 여론 형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충분해 보인다. 5선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과 4선 듀오인 홍문표(홍성예산) 이명수 의원(아산갑)이 세종의사당 설치 등 행정수도 완성에 힘을 보탤 충청 야권 대표주자로 꼽힌다. 정 의원은 지난 7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 옮기자"는 발언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종시 완성을 위해선 근본적으로 개헌이 필요하지만 국회 이전은 개헌 없이 법 개정만으로 가능하다"며 소신을 밝힌바 있다. 이 의원도 최근 세종시 국감에서 "세종시로 국회 이전 시 의장실, 본회의장을 (여의도에) 남겨둔다는데 전체 이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3선으로 주호영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이종배 정책위의장(충주)과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에 몸담고 있는 성일종 의원(서산태안) 등도 세종의사당 설치에 국민의힘이 전향적으로 임하도록 하는 데 당내에서 역할을 해 줄 자원으로 꼽히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