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돼요? 또 와도 되겠네요."
한가롭게 지식의 숲을 거닐던 눈동자들이 일순간 계산대로 쏠린다. 어쩌면 한두 번도 아닐 텐데, "온통대전으로 구매하면 기본 20%에 추가 20%까지 40% 캐시백 해드려요"라고 설명하는 서점 직원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묻어났다.
점원과 손님의 대화를 들은 주변 사람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고심 끝에 고른 책, 여기서 한 권 더 살 수 있다는 기쁨 혹은 뜻밖의 횡재에 손과 눈은 다른 책을 찾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11월 9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중구 선화동 계룡문고의 풍경이다.
대전의 서점에 오랜만에 활기가 넘친다.
전국 최초의 지역화폐 캐시백 이벤트 '온통세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폐점 위기에 몰렸던 서점은 온종일 손님으로 북적인다. 매출 증가는 물론이고,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서점에 온다는 당연한 사실만으로도 지역 서점은 이미 고무된 분위기다.
계룡문고 이동선 대표는 "지난 주말 전년 대비 매출이 2배가량 올랐다"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은 지역화폐 뿐이라는 것을 증명해준 것 같다"고 페이스북에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책을 파는 서점도,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대전시까지 모두에게 행복한 정책이라는 일관된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책을 구매한 중구의 한 시민은 "서점에서만 10만 원, 그것도 40%나 캐시백이 된다니 오랜만에 시민들을 위한 정책이다. 종종 서점을 찾는데, 월요일 치고 사람들이 많은 것도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고 했다.
대전이 서점과 독립서점 등 모두 150곳에서 캐시백이 가능하고 서점에서 파는 일반 책은 물론이고 학습 참고서까지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예산 소진 시까지 지역서점의 활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일시적인 정책으로 끝날 수 있다는 아쉬움도 지울 수는 없다는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동구의 한 시민은 "좋은 정책은 지속성이 따라붙어야 한다. 온통세일이 일시적인 정책이라면 서점은 더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대전시를 향해 지속 여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고객은 "이 좋은 혜택을 모를 뻔했다"며 부족한 홍보를 질책했고, "예산 소진 기한을 예측할 수 없어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대전시는 지역서점 활성화 정책으로 올해 온통대전 캐시백으로 5억 원을 편성했고, 2021년에는 3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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