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완식 세종시 보건복지국장이 9일 정음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
세종시가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9일부터 100인 이상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세종지역에선 지난달 30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하루 100명을 넘어서며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정부세종청사가 위치한 세종시에서는 전국에서 집회를 위해 세종시를 방문하곤 해 방역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지역 공무원들은 회식을 취소하고, 대면브리핑을 자제하는 한편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들어오는 엘리베이터도 무기한 폐쇄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부처 앞에는 거리지키기를 유지 하지 않은 채 확성기를 통해 시위를 하는 단체들이 목격되곤 한다.
9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임금체계 개편·무기계약직 노동자 처우개선 집회가 열렸으며, 지난 6일 초등돌봄 지자체 이관 반대 파업 집회에는 2000여 명이 참석한 바 있다. 이어 오는 14일에는 전태일 열사 50주기 전국노동자 대회를 위해 1000여 명이 모일 예정이다.
시는 100인 이상 모이는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짐에 따라, 위반 시 집회 주최자와 참여자 등을 대상으로 3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감염확산을 야기한 경우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집회나 시위를 제외한 모임이나 행사는 개편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른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개최 가능하다. 현재 세종은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로, 5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는 지자체 신고·협의 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오는 13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설 내 미착용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다. 미착용자는 10만 원 이하, 관리·운영자는 300만 원 이하에 처해진다.
세종 정부청사의 한 공무원은 "세종시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등 이동반경이 넓어 특별히 방역에 신경써야 할 것 같다"라며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 불렸지만, 전국에서 몰려드는 행사나 시위를 막지 않으면 언제 감염이 확산될 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다"라고 말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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