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수호신 나무' 개인소유 산 편입 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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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수호신 나무' 개인소유 산 편입 주민 반발

세종 금남면 영치리 불곡마을 할아버지·할머니 소나무
영치·눌왕지구 지적재조사서 구거→개인소유 임야 편입

  • 승인 2020-11-09 16:19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소나무
세종 금남면 영치리 불곡마을 입구에 자리한 할아버지소나무와 할머니소나무.
세종 영치리 불곡마을 입구에 있는 '수호신 나무'가 개인소유 산으로 편입돼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수호신 나무'(할아버지소나무, 할머니소나무)가 지난해 세종시 영치·눌왕지구의 지적 재조사에서 개인소유 산으로 편입된 것이다.

'할아버지·할머니소나무'는 지적도상 세종시 금남면 영치리 382번지 구거 상에 위치해 있으며, 그동안 마을에서 보호하고 관리해 왔다.

구거는 작은 물길이 흐를 수 있는 자연·인공적인 도랑이나 수로를 말한다.



그런데 이 마을 수호신 나무는 구거가 복개되면서 아래로 물이 흐르며 최근 지적 재조사 과정에서 영치리 161번지 임야로 설정됐다.

이에 주민들은 사전 협의 없이 마을 수호신으로 여기는 소나무를 임야로 편입시켰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150~200년 수령의 '할아버지 소나무'는 해송으로 추정되고, '할머니 소나무'는 금강송으로 알려진다.

이에 주민들은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자 정월 보름이나 단오, 칠석, 백중날이 되면 수호신 나무에서 소원을 빌었다.

주민 황복현(94) 옹은 수호신 나무가 어느 날 개인소유 산으로 편입된 데 대해 "오래 살다 보니 별일을 다 본다. 살이 떨려 잠을 못 이루었다"라며 "향우회장·이장과 시청을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행정편의주의식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잘못된 행정은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원상회복이 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 지적관리 담당자는 이와 관련 "현장 그대로 현황을 측량했고, 구거가 없는 상황에서 구거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임야 소유자와 협의를 통해 소나무(지장물)의 소유권을 마을에 주고 관리하는 방안을 찾아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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