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제 기자 |
연말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연예계에서도 좋지 않은 소식들이 연달아 전해진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자극적인 사건 기사들이 나오면서 더 큰 사건을 묻기 위해 뉴스를 터트린다는 음모론까지 터지는 정도다. 최근에도 안타까운 뉴스에 모르는 사람임에도 먹먹하고 씁쓸하다는 말들도 많이 들렸다.
연말연시 취객 난동이나 화재 사건 사이에 수험생의 안타까운 뉴스들이 꼭 한 꼭지씩 껴있다.
이제는 보도준칙에 따라 극단적 선택 기사는 작성하지 않지만, 그런데도 아직도 수능시험이 끝난 후에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가족이든 친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떠나는 학생들이 있다.
닿을 수만 있다면 "수능시험 준비하면서 노력한 것보다 조금 덜 노력해도 앞으로 갑작스럽게 추월할 기회가 여러 번 찾아올 거야"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기자를 하면서 여러 분야의 여러 사람을 만났다. 대부분 수능을 보던 때와는 다른 꿈을 꾸고 이룬 이들이었다.
판사를 꿈꾸며 법대 진학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A 씨. 오히려 지금은 한 연구소에서 연봉 1억 이상을 받으면서 ‘워라벨’을 누리고 있다. 법조인이라는 큰 꿈은 내려놨지만, 일상을 더 누리고 즐기며 가족과 여유를 가진 삶에 더 없는 만족을 하고 있다. A 씨는 "변호사, 판사가 됐다면 이렇게 근심 걱정 없이 가족과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었을까요?"라는 말을 종종 한다.
수능을 망치고 원치 않는 대학에 진학해 꿈이 없이 20대 후반까지 방황했던 B 씨. 뒤늦게 소방공무원 시험에 붙었고 지금은 오프날만 되면 산으로 들로 2000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닌다. "일은 일이고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찾아서 평생 할 수 있게 된 게 성공한 인생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직은 대한민국 사회가 학벌 테두리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 같다. 좋은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면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소위 먹힌다.
하지만 분명 역전할 기회는 찾아온다.
생각지도 못하게 돈을 벌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여유 있게 할 수 있는 날이 어쩌면 쉽게 찾아오기도 한다.
수험생들은 한 달 뒤쯤이면 일부는 허탈감에 빠지기도 하고 또 일부는 모든 수고가 헛되다고 느껴질 때가 오기도 한다. 그때 오히려 내가 몰랐던 것,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둘러볼 기회가 온 것이다. 일단 12월 3일 첫 번째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놓친다면 다음에 곧 올 기회를 기다리면 된다. 불과 한번 놓친 것뿐이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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