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보문산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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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보문산을 다시 시민의 품으로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 승인 2020-11-08 19:04
  • 신문게재 2020-11-09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권중순 증명2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의사는 돌보고 자연은 치유한다"는 로마 속담이 있다. 답답한 마음이 더해져만 가는 요즘, 탁 트인 자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멀리 여행을 가지 못하니 가까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대전은 감사하게도 둘레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 어느 지역보다 쉽게 자연을 벗삼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대전의 모산(母山)인 보문산이 있다.

보물이 묻혀 있다는 전설이 있어 과거 보물산이라 불렸던 보문산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지역 대표 산으로, 기성세대들에게는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그러나 보문산과 관련된 그들만의 스토리가 없기 때문인지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며 낙후된 곳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그들에게는 단지 스쳐 지나는 곳일 뿐이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지난 6월 들려온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계획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핵심은 새로운 전망대 조성과 오월드, 뿌리공원 등 도시 관광자원 간 연결을 통해 중부권 대표 여행 명소를 만드는 것이다. 오랜 기간 개발과 보전이라는 대립 속 뜨거운 감자였으나 이제는 원도심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계획을 통해 보문산 개발의 큰 틀이 제시되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계획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그 기간 동안 보문산은 또 다시 시민들에게 잊혀진 공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있는 것들을 잘 엮고 활용하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선, 보문산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과 감성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보문산이 많은 대전 시민들에게 유년시절과 젊은 시절의 소풍, 데이트 등 추억이 깃든 장소인 점을 활용해 그 때 그 시절의 사진을 재현하는 행사나 아름다운 야경을 컨셉으로 한 페스티벌 같은 것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것이 일상화가 된 지금, 여러 사람이 찾아올수록 더 많은 스토리가 생성되고, 더 풍성한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호기심과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독창적인 컨셉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홍보 전략을 수립하여 지금도 여전히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보문산의 가치를 다시금 선보여야 할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며 작은 입소문 하나가 커다란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보문산이 대전 어디서든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개발 전 이라는 점도 활용가치가 높은 매력 중 하나이다. 요즘 자신의 차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이 여행의 새로운 유형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람들이 점차 인적이 드물고 조용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만큼 보문산의 때 묻지 않은 다소 투박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이런 발상의 전환도 필요한 것이다.

품격있는 도시를 만드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삭막한 도시를 아늑하게 감싸주는 자연이 도시와 공존한다는 점일 것이다.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주는 배산임수의 장소는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대전을 둘러싼 고향의 어머니 품과 같은 보문산이 있어 대전시민은 삭막함 속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대전의 품격을 높여주는 보문산 활성화에 대한 시민 공감대는 충분하다. 이제 부활의 기지개를 켠 보문산이 진정한 우리의 보물산으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다시 시민의 산으로 돌아와 사랑받는 보문산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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