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센터장 |
서울과 세종의 정치·행정의 이원화로 인한 행정의 비효율성이 구조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16년부터 3년간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관외 출장 횟수가 87만회에 이르고, 관외 출장으로 지출한 비용이 917억 원에 달하고 있다. 행정의 비효율과 혈세 낭비, 국가정책의 품질 저하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책임방기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은 여야를 떠나 모든 정당의 대선과 총선의 공약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의 우선 추진을 제안하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또한 법적인 테두리에서 세종시 완성을 위해 추진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여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민주당이 제안한 형국이니, 결정적 키워드는 국민의힘이 쥐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법적 토대인 국회법 개정안 통과에 협력하고,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이전 규모와 입지, 시기 등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설계비 127억 원이 반영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세종의사당 설계비 127억 원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면 지난해와 올해 정부예산에 각각 10억 원씩 이미 반영된 20억 원을 포함해 총 147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게 된다. 국회사무처 검토 결과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기본조사 설계비는 147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침 10월 2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세종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예산국회가 곧 시작되는데 반영 못한 예산, 증액해야 할 예산을 직접 듣고자 왔다"며 "세종시가 인프라가 미흡한 측면이 있지만, 설치 목적에 맞도록 행정중심도시로 제 역할을 하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 원내대표는 7월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행정수도 이전에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에 대해서는 "그건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지난 총선 때 중앙당 공약은 아니지만, 충청권 공약 중에 국회 분원 설치도 들어 있었다"며 "(부처에서) 국회에 오느라고 ‘길국장이니 길과장이니’ 이러니까 그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서 분원을 설치하고, 필요하면 세종시에서 상임위원회 회의하는 건 논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2003년 12월 29일 신행정수도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 이후 후속조치로 이행되었던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시 제1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통 큰 합의와 대승적 결단을 기억하고 있다. 세종시 건설은 정파를 초월한 시대적 과제이자, 국가적 과제로 초당적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충청권 의원들이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동참했던 결단과 호소, 눈물을 기억하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국민의힘 충청권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국민의힘의 충청권 핵심공약이고,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협력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 미사여구로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약속은 이행하면 되고, 말은 실천하면 된다. 국민의힘의 진정성과 능력이 필요하다. 마지막 퍼즐은 국민의힘의 몫이다. 국민의힘이 결단하면 국회 세종의사당은 현실이 된다.
/김수현 세종시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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