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
최근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는 유전자변형작물(GM작물)과 원자력발전(원전)은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GM작물과 원전은 안전성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어 과학적인 이해기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강조되고 있듯이 GM작물과 원전에 대해서도 전문가집단의 목소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과학이 배제되고 진영의 논리로 대안 없이 시간만 낭비하면 국익차원에서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국제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ISAAA)는 2018년도 GM작물은 세계 70개국(26개국 재배·44개국 수입)에서 수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계 GM작물은 우리나라 농지면적(158만㏊)의 약 120배 되는 1억9천만㏊에서 재배되고 있다. 재배면적 기준으로 대두(콩)과 옥수수는 각각 78%와 30%를 차지한다.
미국 과학한림원, 공학한림원, 의학한림원은 공동연구로 2016년에 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생산된 GM농산물은 인체에 부정적인 효과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도 2016년 "GM작물에 대한 국민들의 근거 없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창조농업혁신을 촉구해야 한다"는 과학기술계의 의견이 제시한 바 있다. 2016년 8월 노벨상 수상자 111명은 GM작물을 반대하는 환경운동단체에게 반대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는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하여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2019년 12월 김우식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전 과총회장) 등 과학기술계 원로 13명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원전 에너지 정책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에서 원전은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국가 에너지문제 해결 및 국가기간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중대한 전력원이며,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바람직하나 현실적인 대안인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발전단가에서 원자력은 연료비가 5% 미만이고 화석연료는 90%에 달한다. 원자력은 자원의존이 아니고 두뇌의존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는 우리의 원전은 건설·운영·유지보수 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용량 상용원자로·연구용 원자로(요르단)·해수 담수화 원자로를 수출하는 나라다. 원전에 대한 내용은 지난해 발간된 '아톰 할배들의 원자력 60년 이야기'를 참고하면 좋겠다.
GM작물과 원전에 대한 우리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국민의 과학적 이해와 관심부족,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이해시키려는 전문가들의 노력부족, 문제해결보다는 진영논리로 반대하는 시민단체, 정부의 미래지향적 국가정책 부재 등을 들 수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사회적 논쟁에 대해서 과학기술분야 최고 석학들의 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에서 충분히 논의해 결정을 내리면 국민과 정부는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시대에 식량과 에너지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과학자집단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