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전경 |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방거점 국립대 경쟁력 약화가 정시 합격선을 통해서 확인된 셈이다.
4일 종로학원의 '대학 정시 합격선 분석'에 따르면 2020학년도 정시 합격선 기준 인문계 상위 300위 학과 중 지역거점국립대학(서울대를 제외한 지자체 대표 9개 국립대)의 학과는 제주대 초등교육과 한 곳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약 10년 전인 2009학년도 정시의 경우 대전·세종·충남의 지역 거점대인 충남대 영어교육과가 164위에 이름을 올렸었지만, 2020학년도에는 인문계 상위 300학과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자연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예·치의예·한의예·수의예과를 제외한 300위권에 든 지역거점국립대 자연계열학과는 2009년도의 경우 충남대 수학교육과(273위)가 포함됐지만, 올해에는 전무 했다.
지역국립대인 공주대도 2009년 수학교육과(150위), 화학교육과(222위), 물리교육과(273위), 생물교육과(296위) 등 4개 학과가 300위 안에 들었으나, 2020학년도에는 300위권 밖으로 밀렸다.
이는 수도권 대학이 상위 학과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지역거점국립대의 정시합격선이 하락한 이유는 비수도권 학령인구의 감소가 빠르고, 그만큼 지역대학 신입생 미등록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 약화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는 "상위 80% 합격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를 추정한 것으로 2009학년도는 원점수, 2020학년도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학 입학 후에도 학생들의 '탈 지역' 흐름 역시 여전하다.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최근 3년간 지방국립대 자퇴생수(2017~2019년)는 137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을 목적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학교 차원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 한 인사는 "거점대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심각한 위기"라며 "대학차원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고, 국가 차원에서도 재정적 지원과 연구환경 조성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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