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행안부에 세종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배경에 문재인 정부의 묵시적 동의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관측 속 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여(巨與) 수장의 견해는 어떨지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는 11일 청주에서 지역균형뉴딜 현장 최고위원회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부터 민주당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역별로 현장 최고위를 열고 있다. 이 자리는 지역 현안과 내년도 예산지원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다. 이 대표는 첫 현장 최고위인 광주전남에선 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 채용 시 지방대 출신 50%까지 확대방안을 밝혔고 영남권에선 TK·PK 사업·예산 책임지는 협력의원을 할당하고 대구경북 통합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충청권에서도 자연스레 현안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단연 관심은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중기부 세종이전과 관련한 언급이 나올는지 여부다.
이 대표는 총리 시절 세종시와 충북도가 갈등을 빚던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해 불가 입장을 밝히는 등 지역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현안에 대해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이 사안이 지역 당정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대전과 세종 간 여여(與與)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소신 발언으로 사전차단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중기부 세종이전과 관련해 허태정 대전시장은 강력반대 이춘희 세종시장의 경우 노코멘트해 왔다. 하지만, 지난 3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상생 협약식에서 이 시장은 "대전엔 수도권 청 단위 기관이 이전하고 정부부처는 세종으로 와 클러스터를 형성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기류 변화 조짐을 보였다. 이 시장과 허 시장 모두 "두 도시 간 갈등 사안이 아니다"라고 전제했지만, 중기부 세종행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이 대표가 현장 최고위에서 중기부 세종이전과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부부처를 총괄 조정하는 총리가 아닌 여당 대표로 임무를 바꾼 데 다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정치적 부담이 큰 이 사안을 건드려서 득 될 것이 없다는 분석에서 나오는 전망이다. 굳이 언급한다면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 '대전 세종간 합의가 중요하다'라는 식으로 우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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