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대전하나시티즌(이하 구단)이 창단되면서 구단은 월드컵경기장으로 수익 이상의 가치를 이루겠다고 했다. 경기장 주변 5만 8000여 평의 부지를 용도 변경해 컨벤션센터나, 숙박시설, 체육시설과 문화시설을 만들고 부지활용도를 극대화 시켜 대전시민들의 편익을 극대화 해내겠다는 그림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왜 기존의 스포츠시설들은 문제가 있을까?',
'이 시설들을 만들 때 왜 이런 것들을 미리 계획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수 만평의 자연을 훼손하고 수천억 원을 들였다가 철거된 평창의 동계올림픽 시설과 1000억의 빚만 남기고 황량한 모습을 뽐내고 있는 영암의 F1경기장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체육시설들이 만들어질 때 시민들은 편리하고 자랑스러운 결과물을 기대하지만 이것이 애초에 계획이 잘못되면 결과적으로 지자체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세금 빼먹는 하마로 전락하게 된다.
공공체육시설은 설치할 때 반드시 사용자의 입장에서 계획을 세우고 운영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덩그러니 경기장시설만 만들어놓고 실제 운영해보니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시설들이 대한민국은 지천에 있다.
계획단계에 실제로 운영하거나 이용할 사람들을 배제해놓고 만들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결국, 이용하는 시민들과 체육계 종사자들만 골탕을 먹게 된다.
1인당 공공체육시설 면적이 전국 16위인 대전시의 공공체육시설 가동률과 자립률을 살펴보면 시설이 부족해서 가동률은 거의 90% 이상을 기록하는 데 반해 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의 경우 15%에 그치고 있고. 한밭운동장이 50% 선에 머물며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대단위 경기시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리모델링을 하게 되는 이유로는 경기장이 노후됐거나 공간이 비좁거나, 안전을 보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다시 짓는 베이스볼드림파크와 대전월드컵경기장 모두는 상업시설이 부족하여 문제가 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대단위 체육시설들인 축구장, 야구장들로 만성적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프로구단들이 연고지 자치단체와 위·수탁 협약으로 수익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부산은 롯데자이언츠가 사직야구장을 운영하고 있고, 인천은 문학경기장을 SK와이번즈(주)가 , 서울 잠실구장은 LG트위스와 두산베어스가 운영하고 있다.
대전은 한화이글스가 한밭야구장을 운영하고 있고,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이제 대전하나시티즌이 운영하게 됐다.
구단마다 수익 창출과 지역사회 기여라는 두 마리 토기를 잡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단들은 협약에 따라 경기장 건물, 매점 및 식당, 전광판 등의 시설을 운영하고, 경기장의 사용허가, 부속시설 및 광고권의 관리·운영, 시설 부분의 유지관리 및 보수도 도맡게 되지만, 현재의 시설로는 정상적인 운영을 해도 적자를 메울 수가 없다.
축구장, 야구장에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시설(스포츠센터 등)이 대폭 추가되어야 한다. 사람이 북적거려야 주변 상권도 살아나고 종목 본연의 인기를 만끽할 수 있다.
광역단체들은 체육시설을 민간위탁하면서 기존 공공체육시설들의 지속적인 적자 운영과 시 재정부담 최소화, 경기장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해 봤는데 안되더라'며 던진 체육시설의 재탄생. 선진 스포츠 마케팅 도입과 민간기업 경영기법을 통해 흑자 운영을 만들어야 하는 프로구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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