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9차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9일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후보 공천 여부를 당원들의 결정에 맡긴 것이다.
지역 야권에선 민주당이 후보 공천 여부를 당원 투표에 부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헌을 따른다면 성추행 논란으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직위에서 물러난 만큼 민주당은 후보를 내선 안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대표도 "당헌에 따르면 두 곳 보궐선거에 저희 당은 후보를 내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건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데 대해 서울·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 특히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궐 선거를 여쭙게 된 데 대해서도 송구스럽다"며 "민주당 스스로 부족함을 깊게 성찰해 책임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결정에 지역 야권진영은 거세게 반발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란 주장이다.
지역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신들의 당 소속 지자체장의 잘못으로 치루게 된 선거인데,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 행동 자체가 내로남불"이라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재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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