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물론 정부에서도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감지되고 있기 때문인데 정치권 안팎에선 올 정기국회 안에 설치 규모와 시기 등 세종의사당 로드맵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연말 정기국회에서 라임·옵티머스 특검 및 공수처 출범 등을 둘러싸고 여야 관계가 경색될 경우 진통을 겪을 우려도 없지 않아 충청권의 역량결집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의도 국회 기능 가운데 본회의장과 의장실을 제외한 상임위 대부분을 옮기려는 세종의사당은 줄곧 여당발(發) 이슈였다. 보수야당이 이에 대해 그동안 협력하지 않고 뒷짐을 져온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야당에서 기류변화가 감지되면서 주목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대전시청서 열린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세종의사당의 합리적인 건립방안과 예산 지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국회 상임위를 얼마나 세종으로 옮길 것인지 내년 정부 예산안에 10억 원에 불과한 예산 증액을 위해 여당과 논의테이블을 차리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선거 정국이 아닌 것을 감안할 때 단순한 '립서비스' 라기 보다는 균형발전 이슈를 여당 전유물로만 놔두지 않겠다는 태세전환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 발언이 허언(虛言)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 14일 제1회 대한민국 헌정대상 시상식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말에서도 읽을 수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세종의사당 설치에 대해 언급하면서 '주 원내대표도 거의 동의하시고 계신다'라는 추임새를 넣은 바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초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된 당론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은 얼마전 국회방송에 출연 "이달 말에 의원 전체 워크샵을 거쳐 다음달 초 행정수도 완성 범위와 메가시티 전략 서울의 미래비전을 담은 보고서를 내면서 행정수도완성추진단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물론 우 단장이 국회분원 형태인 세종의사당을 설치할 것인지 아니면 국회를 통째로 옮길 것인지에 대한 각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16년 전 헌재 위헌 결정 족쇄 때문에 특별법 제정 뒤 헌재 재판단을 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정치적 부담이 큰 본원 이전보다는 세종의사당 설치에 여권이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선(先) 세종의사당 설치 뒤 후(後) 본원 이전 투트랙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것이다.
내년 초부터는 2022년 대선 및 지방선거 정국으로 돌입하기 때문에 각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여야가 균형발전 어젠다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어 상징적 의미가 큰 세종의사당 설치 합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세종의사당 설치에 공감하고 있지만 여야 관계가 경색될 경우 논의가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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