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철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사진=이성희 기자 |
-코로나19 위기감이 지역사회에서 고조될 때 본부장에 취임해 지난 7개월 소회를 밝힌다면?
▲지난 3월 부임해 코로나19 위기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피해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기존 4865억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 외에 코로나 긴급특별자금 8000억원을 추가로 배정해 0.25%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했다.
아울러 지원대상 업종을 기존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건설업과 농림어업 등으로 확대하고, 자영업자와 저신용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지원 한도를 은행대출 실적의 100%까지 늘렸다. 내부적으로는 본부 내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직원들은 교대로 재택근무, 비대면 방식으로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대전과 세종시민과 충남도민에게 중앙은행의 기능과 대전·충남본부의 역할에 대해 소개해달라.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통화정책의 수립과 집행이다. 통화정책이란 중앙은행이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쳐 물가안정, 금융안정 등을 달성함으로써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또 한국은행은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 금융기관 대상 예금과 대출 취급, 국고금 수납과 지급, 지급결제제도 운영과 관리, 외국환 거래 심사, 외환보유액 운용, 국내외 경제 전반에 대한 조사연구 등 국민의 경제활동과 국가 경제시스템을 뒷받침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전과 세종, 충남의 경제상황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크게 악화됐다. 먼저 산업생산을 보면,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대전의 경우 전통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부진을 지속했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 15.5% 감소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충남은 제조업 생산이 1∼8월 중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특히 해외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2/4분기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와 부품 등 대부분 주력산업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3/4분기 들어 소폭 완화된 모습을 보인다. 지역 내 생산과 소비 부진은 고용악화로 나타나고 있는데, 올해 1∼9월 중 취업자 수 월평균 증가 폭은 4000명으로 전년 동기의 4만 9000명에 비해 많이 축소됐다. 대전은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충남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충청권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 수출이 올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원인은 무엇이고 대책이 있다면?
▲2018년 기준 대전과 충남 자동차부품산업은 지역 내 제조업 부가가치의 6.5%, 종사자 수의 13.3%를 차지하는 주력산업 중 하나다. 해당 산업의 수출은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36.2% 감소하며 매우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각각 38.5%, 52.4%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국 완성차 생산공장의 가동 중단과 완성차 판매 부진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3/4분기 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나며 증가로 전환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 대한 수출이 21% 증가했고 중국에 대한 수출은 7.6% 줄어들며 감소 폭이 많이 축소됐다. 향후 대전·충남 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은 주요국의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자동차 수요 회복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며 자동차부품 생산과 수출 유연한 대응을 도모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대전과 세종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른 도시를 크게 웃돌고 있다. 가계부채나 금융기관 대출 건전성이 어떠한가.
▲세종은 올해 1~9월 중 주택가격 상승률이 32.7%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초 상승세로 전환한 후 7월 이후에는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 등으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대전도 올해 1~9월 중 주택가격 상승률이 10.4%로 세종에 이어 전국 2위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전의 주택가격은 상반기 중에는 수도권 등 여타 지역과 달리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던 데 따른 반사효과에,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에는 혁신도시 지정 등 개발 호재로 인해 상승했다.
세종과 대전의 주택가격이 급등했지만, 아직 가계부채나 금융기관 대출 건전성 관련 리스크가 크게 증대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1~7월 중 대전·세종지역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1%로 지난해 4.2%보다 다소 높아졌으나, 최근 3년 평균 6.2%와 전국 5.5%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7월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연체율도 0.18%로, 전년말 0.24%와 전국 평균 0.26% 수준을 밑돌고 있다.
다만, 대전·세종에서 주택가격 상승압력이 여전히 높고 행정수도 이전 등 개발이슈 부각 시에는 주택가격 급등이 재연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택시장 상황을 경계감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주택 그중에서 아파트는 표준화된 상품처럼 매매되는 경향이 있다. 주택가격에 거품이 생기면 지역경제가 겪는 후유증은 작지 않다.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빨리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 정책은 옳다고 보인다. 최근 대전은 혁신도시 지정 등 개발 이슈 등으로 가파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 소득이 다른 광역시보다 높지 않고 제조업 비중이 크지 않으며, 서비스업 중심의 도시에서 주택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향후 부작용이 클 것이다. 취업자 수와 도소매업, 숙박, 운수 등 실물경제에서는 생산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데, 주택시장 호조 영향 등으로 건설업 종사자가 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에 지점이 축소되면서 취약계층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고령층, 저소득층은 디지털 뱅킹, 간편결제 등 새로운 금융방식에 익숙지 않거나 PC, 핸드폰 등 수단을 갖추지 못해 은행 대면 서비스와 현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은행지점 감소가 이들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와 소비활동 제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 당국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은행들의 구조조정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경영 효율성이라는 면에서 은행들의 지점 통폐합은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취약계층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대전·충남의 산업 구조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가.
▲충남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대부분 주력산업이 중국의 제조업 성장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탄소배출 등 국제 환경규제 강화가 더해져 향후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과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충남지역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데, 화석연료 에너지 전환, 철강·화학산업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전기차 생산 등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도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대전의 경우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사업서비스가 2018년 기준 서비스업의 23.5%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의 연구개발 성과가 지역 내 기업의 성장과 창업 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 전통서비스업의 경우에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비대면 소비 확대 등 향후 수요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담=윤희진 경제사회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프로필
최요철 본부장은 ▲출생: 1964년 8월 5일생 ▲학력: 광주 금호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미국 퍼듀대 경제학 박사 ▲경력·수상: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 국립외교원 파견(1급), 조사국 국제경제부장, 홍콩사무소장, 전북본부장, 대통령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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