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 │책읽는 고양이
찬란했던 신라의 역사, 선덕여왕과 김유신,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경주에 가면 그렇게 설레던 마음은 나 혼자만의 느낌, 감상은 아니었나 보다.
스무 살 이후 경주만 100번 이상 다녀왔다는 이른바, 신라 경주 마니아 황윤 작가는 신라를 향한 애정을 마음을 가득 담아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을 펴냈다.
이 책은 고고학으로 경주를 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봉황대, 국립경주박물관, 태종무열왕릉, 황룡사와 분황사, 첨성대와 반월성, 문무대왕릉과 불국사, 황리단길까지. 저자가 여행하는 코스에 맞춰 우리는 생생한 경주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다. 저자의 감상과 함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고려사 등 역사서의 주요 내용이 요약돼 있어 술술 읽히는 것도 이 책의 맛이다.
이번 경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문무대왕릉이다.
'각도가 달라져서 그런지 날카로움은 덜하나 단단한 거북 등껍질 같은 모습이 남아 있다. 이견대는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만들었으며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언급된 대왕암이 현재의 문무대왕릉이라는 증거로도 언급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왜냐면 문무대왕릉을 한눈에 보기에 너무나 안성맞춤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능과 적당한 거리, 주변 경관을 훑어볼 수 있는 뷰 등이 합쳐진 완벽한 장소라고나 할까?' 본문 -162p
저자는 삼국 가운데 가장 힘이 약했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답을 문무대왕릉에서 찾는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수장을 요구한 문무왕이 요구는 신라 왕릉의 규모를 생각해 본다면 당시 관념에서 상당히 벗어난 것이다. 다만 문무왕의 유언을 따르기 위해 노력한 신문왕의 효성은 조선시대 정조의 효심과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저자는 깨닫는다.
생각해보면 문무왕과 신문왕, 감은사지, 만파식적은 수많은 신라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온 건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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