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혁신도시 등 충청권이 힘을 합쳐야 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이 사안이 자칫 두 지역 간 갈등의 골을 키우는 휘발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 세종이전설이 불거진 이후 지속적으로 강력반대 의사를 밝혀 온 허태정 대전시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시와 세종시 등 국정감사에서도 재차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허 시장은 이날 중기부 세종이전 여부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서울강동을)의 질문에 "세종시 건설 목적이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인데 굳이 대전에 있는 기관을 세종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냐"며 "세종정부청사와 거리가 30분 가량이고 중기부의 부족한 업무공간 역시 대전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여야 의원과 국민들이 모두 지켜보는 국감장에서 허 시장은 사실상 중기부 대전 존치를 위한 정치적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세종시는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 중기부 세종이전이 행정수도 완성에 기여할 순 있지만, 인접 대전시가 극렬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언급이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조상호 세종시 경제부시장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서 행정수도를 만드는 것으로 대부분 기관은 수도권에서 이전해 논란이 없었는데 중기부는 특수한 상황이어서 염려는 많이 된다"며 "세종시가 대전 혁신도시 조성에 적극 협력하듯이 충청권 상생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을 아꼈다.
이같은 온도차 때문에 중기부가 세종행을 공식 발표한다고 해도 실제 현실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이 우세하다.
대전시 등의 물리적 반발을 제외하고서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05년 당시 행자부가 만든 중앙행정기관 등 이전계획안에 따르면 세종시로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관은 이전 기관에서 제외한다고 돼 있다. 또 행복도시법에도 이곳으로 이전하는 기관은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공청회 개최와 전문가 의견 등을 청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기부 스스로 세종행을 원해도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정부가 신속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같은 절차와 규정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검토과정에서 강력 반대하는 대전시와 태도가 다소 어정쩡할 수 밖에 없는 세종시간 갈등 촉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정부의 검토 과정이 내년 초를 넘길 경우 지역 간 이해관계와 정치권 '표 계산'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는 대선정국으로 돌입하기 때문에 결론 도출이 더욱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충청권에는 행정수도 완성과
정치권 관계자는 "행정수도 완성과 대전 충남 혁신도시 조성 등 앞으로 충청권 상생을 위한 협업이 중요하게 대두하는 시점에서 중기부 세종이전 문제가 자칫 충청권 공조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두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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