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회장. |
사회간접자본(SOC)은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주는 자본의 하나로, 도로·항만·공항·철도 등 교통시설과 전기·통신·상하수도·댐·공업단지 등을 포함하는 기반시설을 지칭한다. 범위를 더 넓히면 대기·하천·해수 등의 자연 및 사법이나 교육 등의 사회제도까지 포함한다.
좀 더 쉽게 얘기하면 집 근처에 생기는 도서관, 문화 및 체육시설, 전기차나 수소차 충전소, 미세먼지 차단 숲 등 국민의 삶을 안전하고 편리하고 깨끗하게 하는 시설을 일컫는다. 전통적인 SOC는 '토목사업' 중심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주로 지칭하고, 생활SOC는 '사람·이용' 중심의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 '문화의 날 영화 및 공연 관람요금 할인' 등의 여러 정책이 시행됐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원하는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 기대에 비해 문화나 체육, 여가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2019년 OECD에서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에서 한국은 40개의 OECD 국가 중 30위에 그쳤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19년에 8조 7000억 원이었던 생활SOC 예산을 2020년 10조 4000억으로 대폭 확대했다. 생활SOC가 증가할 경우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일자리도 늘어난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2018년 10월 대한민국 생활SOC 현장방문 행사의 후속 조치로 공공건축 혁신을 위한 9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생활SOC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질적 혁신도 병행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생활SOC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생활SOC의 질적인 향상은 '혁신(Revolution)'과 '진화(Evolution)'를 얼마만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시대적 요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의 3요소를 인프라에 반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요즘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키워드는 '스마트'로 신기술의 생활화, 도시화를 표방한다. 하지만 실제 진행되는 사업기획은 스마트하지 않다. 충분한 검토와 기획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추측하고 있다. 도시와 건축에 반영할 스마트한 콘셉트와 기술의 발견, 이의 제대로 된 적용이 관건이다.
기존의 관습이나 생활 방식에서 '사라져야 할 것'과 '새로워져야 할 것'을 구분해 생활SOC에 반영해야 한다. 관 주도의 사업이라고 해도 지역주민이 중심이 돼 주민이 원하는 방향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 내 전문가 참여도 적극 유도해 지역성과 전문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정체성 확보와 함께 지역의 고유한 정서가 유지되고 확산될 수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이 집행되는 만큼, 중복투자가 이뤄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선심성 투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검토하는 기구를 만들어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 사업의 지속적인 관리와 활용방안도 기획단계에서부터 충분히 구상해야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업의 성공적인 완성을 위한 중장기 사업계획을 마련해 전시용 사업, 치적용 사업을 탈피해야 한다.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꾸준히 협의하고, 지역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현장방문 등을 통해 점검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이 생활SOC를 통한 삶의 질적 향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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