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윤리심판원 재심에 출석하는 금태섭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더 이상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글을 올려 탈당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 글에서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국회의원의 표결을 가지고 징계하는 행위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당의 결정은 지연돼왔다.
금 전 의원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선의를 인정해야 한다. 상대방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은 반성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갈 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한다"며 "특히 집권여당은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하고 기다려서 함께 간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금 전 의원의 탈당에 "아쉬운 일"이라며 "(금 전 의원의) 충고는 저희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일단 떠나신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의 탈당 소식에 정치권은 하루종일 술렁였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이익과 자리만 쫓아다니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난했고, 정청래 의원은 금 전 의원이 과거 안철수 캠프에 있었던 것을 지적하며 비꼬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금 의원님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지만 동의하긴 어렵다"며 "당에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 있다면 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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