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강산 작가 여인숙 ‘달방’에서 100일… "누군가는 남겨야 할 기록"

  • 문화
  • 문화 일반

[인터뷰]이강산 작가 여인숙 ‘달방’에서 100일… "누군가는 남겨야 할 기록"

휴먼다큐 프로젝트 '여인숙' 촬영위해 달방서 생활
여인숙 사람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촬영 허락받아
달방 고행은 겨울까지… 촬영과 시, 소설 집필 할 것

  • 승인 2020-10-18 13:56
  • 수정 2021-07-29 16:54
  • 신문게재 2020-10-19 7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강산1
0.8평 여인숙에서 생활한 지 어느덧 100일. 10월 초부터 밀려오는 한기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이강산 작가가 0.8평 여인숙으로 들어간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세상에서 가장 낮고 어두운 공간인 여인숙과 그곳에서 생존하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사진으로 담겠다는 작가의 의지에서 비롯된 고행이다.

이강산 작가는 여인숙 달방 생활을 통해 세 번째 휴먼다큐 프로젝트인 '여인숙' 사진전과 사진집 '여인숙' 발간이 목표다.

작가가 직접 달방 사람들과 함께 여인숙에서 거주하는 것은 밀착 취재와 인물 촬영을 위해서다. 인물 촬영은 특히 초상권 침해 등으로 촬영이 어렵기 때문에 소통과 교감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이강산 작가는 "뒷골목 여인숙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필름에 담는 일은 매우 까다롭다. 대상 인물과의 충분한 대화와 교감 없이는 애초부터 촬영이 불가능해 자진해 달방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달방 생활은 쉽지 않았다. 올해 여름 수일 째 지속된 장마에 1층은 잠기고 2층은 정전 사태가 빈번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리는 날에는 하염없이 쏟아지는 땀에 달방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한기가 달방을 파고드는 요즘은 추위를 막아줄 방한 제품을 붙여도 무릎이 시려 두꺼운 옷을 껴입어야만 잠들 수 있다.

그럼에도 100일을 버텨낸 것은 얼굴을 마주하고 소소한 이야기와 음식을 나누며 쌓인 정 때문이다. 달방 생활 수일이 지나자 그들도 작가의 진정성을 느꼈고 비로소 사진 촬영을 허락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강산 작가는 "비록 고단한 생을 살아가지만,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여인숙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오늘도 달방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촬영과 함께 시와 소설을 집필하는 공간이자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쉼터로 작가는 달방 생활을 올겨울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세상에서 가장 낮고, 가장 어두운 곳에서의 기록은 2021년 사진전과 사진집 '여인숙'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9강산205
오랜 고심 끝에 촬영을 허락한 달방 식구를 촬영하고 있는 이강산 작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