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근대건축물을 사랑하는 모임 정명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지켜내자는 목소리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된 바 있지만, 예술계와 교육, 기업 등이 함께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다.
13일 소제동 관사 51호 두충나무집에서 열린 간담회는 근대건축의 상징인 소제동 철도관사촌을 잘 보존해 교육자료로 남기고, 지역 예술인들의 새로운 창조의 근원지가 될 수 있는 문화촌으로 만들자는 구상이 핵심이다.
정명희 대전의 근대건축물을 사랑하는 모임 대표는 "대전의 근대건축물 가운데 아픈 역사를 가진 건축물이 많다. 이는 대전이 지켜줘야 한다. 우리가 버리고 싶고, 잊고 싶은 역사인 것은 자명하나, 다만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줬던 철도관사촌 보존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제동은 관공서나 은행 등 공공건물이 아닌 일반 주택으로는 전국에서도 흔치 않은 근대유산이 밀집 지역이다. 수년 전부터 개발과 보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4일 소제동과 삼성동 일대 재개발 심의위원회 결정이 유보되면서 사실상 개발보다는 보존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소제동의 가치가 근대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하는 상업시설로만 운영돼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도완석 대전예술포럼 대표는 "소제동을 카페나 영업장소로만 존치하면서 보존하는 것은 반대한다. 문화콘텐츠로 접목되는 레지던시, 북카페, 갤러리 등이 예술이 기반 되는 문화촌 프로젝트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는 우리 모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형태와 상업과 관광지구만 지속된다면 유행에 따라 끝이 날 거다. 여기는 문화와 예술이 접목된 과거와 현재, 미래가 탄생할 수 있는 예술적 색을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의 근대건축물을 사랑하는 모임은 향후 지역의 근대건축물에 대한 아젠다를 설정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을 보여주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한편 철도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는 대전시에 소제동 철도관사촌 4채를 등록문화재로 신청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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